前 대통령 주치의 "박 대통령이 태반주사 놔달라 먼저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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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중앙포토]

박근혜 대통령.[중앙포토]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직후 주치의에게 태반주사 등 영양주사를 놔달라고 먼저 요구했다고 23일 KBS가 보도했다.

KBS에 따르면 대통령 초대 주치의를 지낸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은 박 대통령의 이런 요구에 대해 "의학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이를 완곡하게 거절했다"고 밝혔다.

임상시험을 통해 태반주사가 효과 없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한 대학교수로서 근거도 희박한 영양 주사를 대통령에게 놓을 수는 없었다는 것이다. 이 병원장은 자신이 주치의로 재직하던 당시엔 태반주사 등을 구입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KBS는 "해당 주치의가 물러난 뒤 청와대에는 각종 주사제가 대량 반입됐다"고 보도했다. 이 병원장은 2014년 9월 주치의에서 물러났고, 그 뒤를 서창석 현 서울대병원장이 이어받았다. 청와대에 논란이 되고 있는 영양 주사제가 본격 반입된 것도 이 시점이라는 게 KBS의 보도 내용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병석 병원장은 자문의인 김상만씨가 자신과 상의 없이 대통령을 독대해 영양주사제를 놓은 사실을 몇 차례 사후에 보고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 병원장은 또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의 진료 기록은 자신이 아는 한 없다면서, 자신이 원해서 주치의를 그만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청와대 의약품 구입현황’ 자료에 따르면 청와대 경호실은 2014년 이후 백옥·마늘·감초·비타민 등 수액주사, 태반주사 등 의약품 14종 1500개가량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근혜 대통령 자문의 김상만 전 차움의원 의사는 최순실·순득씨 자매 이름으로 박 대통령의 주사제 등을 대리 처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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