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루가스 맞고 실신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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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신민당의원들은 낮12시를 전후해 광화문네거리에서부터 종로5가에 이르기까지 종로일대 15개 중간 집결장소에 각 상임위별로 5∼6명씩 모여 파고다공원을 향해 행진을 시작.
의원들은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진출을 막으면 일단 해산했다 다시 모여 진출하는등 곳곳에서 여러차례 공방전.
종로3가 단성사앞 출발조인 고재청·이용희·박일·조순형·조병봉·임춘원 의원등과 도봉·강동지구당원 50여명은 낮12시쯤「박군추모평화대행진」이라고 쓴 플래카드를 앞세우고 파고다공원 10m전방까지 진출했으나 경찰의 사과탄 발사에 그대로 해산.
이들중 일부 의원들은 종로3가 서울극장앞에서 노승환부총재조와 합류, 파고다공원 정문맞은편 보도까지 진출했으나 역시 경찰의 최루탄에 곧바로 해산.
당원들은 여러다발의 소형태극기를 뿌리거나 행인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같은 시각 파고다공원옆 종로2가 네거리의 각 모퉁이에는 낙원상가쪽에서 행진해온 이영권·김봉욱·장충준·김완태의원등과 3·1빌딩쪽에서 행진해온 김형광·윤영탁의원등이 당원·재야인사·학생·시민등 2백여명과 함께 시위.
이들은 대로 건널목 한복판에서「독재타도」「고문추방」이라고 쓴 종이꼬리표를 매단 고무풍선 묶음 10여개를 공중에 띄워보내기도 했다. 이어 이낮 12시15분쯤 철통같이 배치된 경찰저지선 때문에 파고다공원 안쪽으로의 입장이 불가능하게 되자 즉석에서 약식 추도행사를 가졌다.
이들은 『애국가』와 『우리의 소원』을 불렀고 만세삼창에 이어 구호를 외치는 순간 진압경찰에 의해 해산.
해산과정에서 경찰은 일부의원과 당원들을 강제로 경찰호송차에 태워 연행.
김봉욱의원은 해산된뒤 다시 종로2가 금강제과점 앞쪽에 나와있다 경찰의 최루가스를 정면으로 맞고 실신, 길바닥에 쓰러졌다가 곧바로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치료를 받고 깨어났다.
낮12시55분쯤 김한수의원은 승용차를 타고 파고다공원정문 바로 앞에 도착, 대로 한가운데 멈춘채 차속에 준비해간 고무풍선 50여개를 한꺼번에 띄워보낸뒤 태극기를들고 3분여쯤 침묵시위.
낙원상가 앞쪽에선 박한상의원과 영등포지구당 당원들이 종로2가 네거리까지 2∼3차례 오르내리며 시위.
이들을 해산시키던 경찰이 일반행인들까지 밀어붙이자 한 스님은 차도 한복판에 뛰어들어 주저앉은채 염주를 매만지며 항의의 침묵시의를 벌였으나 곧바로 강제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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