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 2년만에 돌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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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축구협회소속 여자축구단의 선수15명은 협회의 일방적인 팀 해체 통보를 받고『협회의 무책임·무성의 행정으로 앞날을 망쳤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3일 연명(연명)으로 진정서를 작성, 각계에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30일 당시 여자팀 감독이던 김동근(김동근·현 협회사무총장)씨로부터 팀 해체를 통고 받았다』며 『이후 협회측에선 선수들의 장래 대책도 세워주지 않고 면담도 거절해 왔다』고 항의하고 있다.
축구협회는 지난 85년3월 공개모집을 통해 23명의 선수로 여자팀을 창단하고▲아시아 여자선수권대회 참가▲전국대회 및 각종 연맹전 참가▲여자축구 붐조성을 위한 전국순회 시범경기개최 등을 약속했으나 정작 창단이후엔 하나도 지켜진 것이 없었으며 그동안 급료(월20만원) 및 수당 (1일 2천원)도 제때 지급하지 않는 등 무성의하고 무책임하게 팀을 운영해 왔다는것.
선수들은 『해체통보를 받기 전까지 한 것이라고는 겨우 85년도에 시범경기를 2차례 가진것밖에 없다』면서 『훈련장이 없어 효창운동장 뒤 아스팔트 주차장에서 연습해왔고 유니폼도 지급해 주지않는 등 2년 가까이 박대만 받다가 불쑥 팀을 없애겠다니 너무 억울하다』 고 주장하고 있다.
주장인 전영희(전영희·22) 양은 『지난해 봄엔 3개월가량 급료를 주지않아 선수전원이 남대문시장에서 아르바이트로 식비 및 교통비를 충당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들의 가장 큰 불평은 팀 해체로 실업자가 되었다는 것.
축구협회측은 『당초 의도와는 달리 여자축구의 붐조성이 어려운 것으로 판명됐고 기존의 인천전문대 여자팀도 해체되어 대전상대도 없어졌다』면서 『유지경비도 만만찮아 해체한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지난 85년초에도 실내축구를 도입, TV중계 등 법석을 떨었으나 1,2회대회를 치르는 동안 전혀 호응을 얻지 못하자 제3회 대회 (정년초)를 아무런 해명없이 유산시키고 기존의 실내축구위원회마저 슬그머니 해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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