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공해식품 직거래운동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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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생산자는 소비자의 생명을 책임지고, 소비자는 생산자의 생활을 책임진다」-.
최근 부쩍 활기를 띠고 있는 도농직거래운동의 목표는 이렇게 요약된다. 농약과 화학비료의 지나친 사용에 따른 공해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요즘 농민은 소비자의 건강과 생명보호를 위해 오염되지 않은 농작물을 가꾸고, 소비자는 그 농작물을 믿고 먹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시킴으로써 여러단계의 복잡한 유통과정이 빚어내는 값·품질 분량 등의 조작을 피할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와 생산자 사이의 단절된 인간관계를 되살리기 위한 생활 공동체 운동의 한 형태이기도한 이 도농 직거래 운동을 펴는 곳은 사회및 종교단체가 대부분. 소비자들의 생산지 방문 주선, 공해및 건강강좌 실시, 회보 발간등으로 이같은 직거래운동을 더욱 활성화시키려는 곳들도 점점 늘고 있다.
도시와 농촌이 한살림을 이뤄야만 소비자의 건강과 생명을 지킬수 있을뿐더러 죽어가는 땅도 살릴수 있다는 뜻으로 최근 「한살림농산」((960) 3579)을 차린 박재일씨.
그가 농약을 치지않은 쌀이라든가 유정란에다 생산자·생산지 등을 확실히 밝히는 것은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를 보다 인간적으로 맺어주기 위한 방법의 하나다.
또 농민들은 미리 공동 주문받은 농산물을 양심적으로 정성껏 생산하고, 소비자들은 이를 미더운 마음으로 공동구입하면서 양측이 한자리에 모여 가격을 결정할수 있으므로 1년내내 시중가격의 변동과 상관없이 일정한 값에 필요한 농산물을 공급·소비할수 있는 것도 특징. 경우에 따라 일반 시중가격보다 더비싸거나 싸지는데 적어도 농민이 생산 원가도 못건지는 문제는 일단 해결되는 셈이다.
지난 77년부터 이같은 직거래의 길을 터온 국민건강관리연구회((913) 7l51)의 경우 이미 1천가구가 넘는 회원이 쌀·잡곡·채소 과일·꿀·달걀·국수등 40여종류의 자연식품 단골로 확보되어있다. 싯가가 규제되는 쌀을 빼면 대체로 시중보다 10∼20%정도 비싸다.
지난해 5월 문을 연 「좋은쌀집」((846)4624)도 쌀·잡곡외에 김장배추·마늘·고추등으로 취급품목을 늘리고 있는데 정기적으로 전화주문을 해 배달받는 회원만도 약6백가구.
가장 다양한 무공해 농수산물을 취급하는 곳은 「풀무원식품」((585)0085)으로 80여종. 또 기독장로교예장통합총회의 「두레유통」((744)7800)은 닭고기와 달걀 및 달걀을 이용한 카스테라 등을 공급하며, 「향촌원」((741)3431)도 전국 2백80여개 유기농업농가에서 생산되는 쌀·야채·유정란 등을 판매한다.
그밖에 전국 50여개의 시·군·읍및 농어촌 부락단위로구 성된 소비자협동조합들은 씰·고추·마늘·메주·참기름등 농산물뿐 아니라 도시지역에서 생산되는 공산품도 직거래하고있는데 회원이 1만명을 넘어섰다.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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