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군의 항일 근거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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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그리고 주덕 부처의 방에만 항이 설치된 것이 별났다. 그것은 당시 52세로 주가 최연장자였기 때문에 모 주 두사람의 배려로 그렇게된 모양이다.
섬북지방에서는 수확이 끝난 늦가을부터 봄농사가 시작될 무렵까지 농한기가 되어 곳곳에서 요동을 신축한다. 이 무렵이 되면 도로 연변의 마을에서도 요동을 짓는 망치소리가 들리는데 역시 석요가 많고 토요의 신축은거의 보이지 않았다.
요동 신축에 우선 중요한 것은 장소 선택. 토질이 단단한 벼랑을 등진 경사지를 찾아 배수와 일조관계를 본다. 우물·샘·강등물 긷는 장소의 거리도 판단조건의 하나.
건설장소를 결정하면 벼랑을 허물면서 건축을 시작한다. 미지현에서 본 요동신축현장에서 벼랑을 허무는 작업을 하던 청년이 가르쳐 주었다. 우선 아치모양의 토형이 만들어지면 그 틀에 맞추어 돌을 쌓아나간다. 돌쌓기가 완성되면 지붕부분에 두껍게 흙을 덮고 돌 롤러로 다져서 굳힌다.
평지에 만드는 요동의 경우는 우선 목재로 틀을 짜나간다. 이나무틀 주위에 빈틈없이 돌을 쌓아올리는 방법이다. 여기서는 돌을 쌓을 때마다 틈새에 물로 녹인 황토를 붓는다. 흔히 접착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어떤 방법을 쓰든 석요의 경우는 돌쌓기에 2주, 내장까지 l개월 걸리면 새 요동이 완성된다.
이러한 요동에 사는 섬북지방 주민들은 음력설이 되면 옛날부터 전해내려오는 전통적인 축제를 벌인다. 마을 곳곳에서 주민들이 구성한 앙가대가 마을 광장에 모여 행복한 새해와 풍년을 비는 행사로 30여명이 갖가지 악기의 반주에 맞춰 춤춘다.
이들은 사자춤·죽마등을 공연하며 여러 마을을 순회하기도 한다. 정초부터 대보름까지 계속되는 이 행사는 주민들의 행운과 장수를 기원할뿐 아니라 변방민족의 침입에 대한 기원의 의미도 있는 황토고원 농민들의 제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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