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 "취직초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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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기업신입사원 채용시험(11월2일)을 20일 앞두고 대학가에 취업비상이 걸렸다.
올해 대학문을 나서는 고급인력의 취업률이 사상 처음 37%선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10여만명이 일자리를 구할 수 없게되는 취업난속에 대학마다 졸업생들을 한명이라도 더 취직시키기 위해 교수·학생, 동문들이 서로 연줄을 찾아 뛰고있다.
서울대·연대·고대 등 명문대학을 비롯,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교수들이 취업대책위를 구성, 30대 기업체에 있는 친구나 동문들에게 하루 전화한번 돌리기 운동을 벌이는가하면 총장들이 기업체에 졸업생 채용을 간곡히 부탁하는 친서를 보내고 직접 기업체를 찾아나서고 있다.
학생들도 새벽부터 학교도서관을 찾아 초만원이고 마무리 취업특강에 빈자리가 없으며 기업체의 취업설명회에 1천여명이 몰리는 등 결전을 앞둔 긴장감까지 감돌고있다.
◇취업경쟁=대졸인력이 사상최대규모로 17만3천여명(후기졸업 포함)에 이르는 데다 전체의 34%에 해당하는6만여명의 여학생까지 모두 취업을 희망하고 있는 가운데 2백명 이상 기업체의 신규인력채용규모는 2만2천여명에 그치고 있어 취업경쟁이 어느때보다 치열하다.
서울대 직업보도실에는 하루2백, 3백명의 학생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고있으나 속수무책.
◇전화돌리기=중앙대는 이상돈부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취업대책위를 구성, 1백80명의 교수를 위원으로 위촉하고 각각 친구나 동문에게 취업청탁을 위한 하루 한번 전화걸기 운동을 벌이고있다.
◇방문청탁=성균관대는 학생처 직원이 조를 편성, 50개 대기업을 방문, 동문 등을 통해 졸업생 채용을 부탁하고있다. 교수들은 또 개인적인 교우관계를 통해 별도의 활동을 벌인다.
홍익대는 강의에 지장이 없는 교수들이 연고기업을 순방, 서류전형 등에서 졸업생들이 차별대우를 받지 않도록 해달라고 부탁하고 있다. 또 이들 교수들은 각 기업의 신입사원 채용조건 등을 입수, 총장주재 직업보도위원회에 보고하기도 한다.
외대의 경우 14명의 저명교수로 취업특별지원반을 구성, 기업체 순방을 하고있다.
또 숭전대는 1백명의 교수가 지난1일부터 학생들의 연고지 기업순방활동을 벌이고 채용원서 누락여부 등을 점검하고 있다.
◇총장친서=경희대는 전국5백대기업에 박양원총장명의 인사말과 졸업생상황을 발송한뒤 내주부터는 학·과장 등으로 구성된 취업지도위원회가 각 기업을 직접 찾아갈 계획.
◇모의시험=일부 대학에서는 기업체의 인사담당자를 초청, 입사 모의시험을 치르고 모의 면접을 실시하기도 한다. 주로 동문을 초청해서 이루어지는 모의시험은 회사와 학생간의 친근감을 조성하기 의한 것으로 국민대는 면접특강을 실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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