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빌딩 정전…암흑의 35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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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동양에서 가장 높고 큰 빌딩인 서울 여의도동 대한생명63빌딩에 10일 하오7시50분 정전사고가 일어나 전망대에서 1층으로 내려가던 관광객 등 37명이 35분 동안이나 엘리베이터에 갇히고 1천여명이 대피하는 등 소동을 빚었다.
◇정전=영등포일대에 전기를 공급하는 여의도변전소의 34만5천V 송전선로에 6분간 송전이 중단되면서 63빌딩을 포함한 영등포일대의 전기가 나갔다.
63빌딩은 이같은 예고없는 정전에 대비, 전기가 나가면 비상전원에 바로 연결되도록 2층에 자동과부하절제스위치가 설치돼 있으나 이 스위치가 비상전원으로 전환하는 중간에서 멈추는 바람에 비상전기가 들어가지 않았고 관리직원이 자가발전기작동요령을 몰라 정전상태가 8시25분까지 35분간이나 계속됐다.
◇소동=정전으로 관광용 고속엘리베이터 등 34개 엘리베이터 운행이 중단돼 30여명이 엘리베이터 안에 갇혔고 그중60층 전망대에서 1층으로 내러가던 관광용 고속엘리베이터는 50층 부근에서 멈춰 안에 탔던 7명의 관광객이 35분 동안이나 암흑속에서 공포에 떨었다.
이 엘리베이터에 탔던 김모씨(40·회사원)는『영화「타워링」의 끔찍한 장면이 떠올랐다』며『동양최대를 자랑하는 빌딩에서 어떻게 이런 사고가 날수 있는지 어처구니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59층 스카이라운지, 60층 전망대, 1층 뷔페식당에 있던 손님 등 3백여명은 빌딩측이 켜준 촛불아래서 불이 들어오기를 초조히 기다렸고 입주회사·점포 직원들은 촛불을 켜놓고 일을 보느라 큰 불편을 겪었다.
또 지하1층 아이맥스 영화관에서『아름다운 대한민국』영화를 보던 1백여명의 관람객은 갑자기 전기가 나가자 50룩스짜리 비상등을 따라 건물밖으로 대피했다.
◇63빌딩=지상60층, 지하3층 연건평 5만2백평의 동양 최대 빌딩. 상주인구만 1만2천명. 관광객 등 하루 3만여명이 출입하는 거대한 수직도시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7월5일 완공됐으나 조경·소방설비 등 건축규정에 맞추지 못해 정식준공검사를 못받고 가사용 승인만을 4차례나 연장해 쓰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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