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문재인의 사드 중단 요구, 북한이 가장 기뻐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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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0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잠정 중단 요구에 대해 “문 전 대표 주장대로 하면 가장 기뻐할 세력은 김정은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문 전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사드 배치 절차를 잠정 중단하고 북한 핵을 완전 폐기시키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다시 하자”고 주장했다. 문 전 대표는 “정부가 동맹국인 미국과 한 합의를 번복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국회의 비준 동의를 요구했다.

정 “대선주자 안보인식 실망스럽다”
문측 “이 문제 어떻게 풀지 제언한 것”

이에 정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표의 주장을 보면서 명색이 대선주자라는 분의 안보 인식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나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이 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일(10월 10일)이라 전 세계가 혹시 모를 6차 핵실험 등 도발을 주시하고 있다”며 “전군이 비상대응태세를 유지하는 이때 사드 배치 중단을 들고 나온 저의가 의심스럽다”고도 말했다. 문 전 대표에 대한 비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김성원 새누리당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정부의 안보대책에 뒷다리만 걸고 있는 문 전 대표는 자중하기 바란다”고 공세를 폈다. 같은 당 유승민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박근혜 정부 임기 내의 사드 배치 무력화 시도로밖에 볼 수 없다”며 “진정으로 국가안보를 걱정한다면 이런 시도를 중단해 달라”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기업이 아니라 가계와 국민의 소득을 늘려야 한다’는 문 전 대표의 국민성장론에 대해서도 “기존 주장을 벗어나지 못하는 분배론일 뿐 성장의 해법이 아니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고 지적했다. 반면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대한민국은 창업국가가 돼야 한다’(9일)는 주장에 대해선 “전적으로 공감한다. 창업하면 부자 되는 꿈이 실현되는 세상이 제 혁신성장론의 요지”라고 썼다.

문 전 대표 측 김경수 더민주 의원은 “정부가 사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국민에게 강요만 하고 있어 이 문제를 어떻게 풀 수 있는지 제언한 것”이라며 “여당이 저런 식으로 반응하는 건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벤처·스타트업 기업들이 입주한 서울 역삼동 ‘팁스(TIPS) 타운’을 방문한 문 전 대표는 “박근혜 정부가 벤처창업에 대한 지원을 크게 늘린 것은 아주 잘한 일이고 앞으로 정권이 바뀌더라도 더 발전시켜야 한다”며 이례적으로 현 정부 창업정책을 호평했다.

이충형 기자 adch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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