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는 조용히 하는 겁니다〃-신임 최광수 외무장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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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신임 최광수 외무장관은 직업외교관 치고는 경력이 다양하다. 고 박정희 대통령의 의전수석비서관, 최규하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는가 하면 제1무임소장관·체신장관을 역임했고 외무부국장시절엔 국방부로 스카우트 돼(차관보·차관) 국군현대화작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종합적이고 거시적인 차원에서 일관성 있는 외교를 펴나가겠다』는 최 장관의 정책포부에서도 그의 넓어진 시야를 느낄 수 있다.
-평소 우리외교의 최대과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며 이를 위해 어디에 역점을 두어야한다고 생각하는지요.
『뭐니뭐니해도 안보와 평화정착을 위한 국제협력의 강화겠지요. 이를 위해 미·일 등 기존의 전통 우방과의 유대를 강화하고 한반도 주변 4강의 남북교차 승인 및 UN동시가입을 위한 국제여건을 조성하는데 주력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비동맹 등 제3세계와의 실질협력관계증진과 대 공산권 관계개선도 한층 도모해 나가겠습니다.
-앞으로 한미간 통상분야마찰이 심심치 않게 이어질 것 같은데 대미통상외교의 구상은 어떻습니까.
『부부간에도 마찰은 있게 마련이지요. 하물며 각종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나라간인데 경제관계가 확대되면 당연히 마찰의 소지는 생길 수 있는 거지요. 그러나 이 문제는 가급적 조용히 해결해 나갈 생각입니다. 상호호혜 원칙아래서 긴밀한 협의를 통해 마찰이생기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막대한 외채와 국방비의 부담을 지고있는 우리 사정을 미국 조야에 널리 알리는 노력도 병행할 생각 이예요』.
한미통상협상과 관련해 외무부의 통상교섭창구로서의 협상력을 의심하는 소리도 있던데요.
『교섭능력은 교섭당사자가 평가할 수는 없고 남이 평가해주는 것이라 뭐라 말씀드리기 곤란합니다. 자세한 경위는 잘 알지 못하지만 한미간 통상외교의 여건이나 분위기가 무척 어려웠던 것만은 사실로 알고 있습니다.
-재일 한국인 법적 지위· 일 교과서왜곡 등 한일간 현안문제에 대한 대처방안은.
『재일 한국인 문제는 근본적 해결을 의해 앞으로 있을 각종 고위·실무회담을 통한 외교적 노력을 적극 경주할 계획입니다. 교과서문제는 양국이 올바른 역사관과 역사석 사실을 후세들에게 제대로 가르치는 것이 과거의 잘못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는 길이라는 인식 하에서 대처해 나가겠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문제의 성격상 정부차원의 노력만으로는 완전한 해결이 어렵다고 생각해요. 따라서 장기적 관점에서 민간차원의 노력도 병행해 나갈 계획입니다.
-앞으로 외교정책을 추진하는데 있어 공개적으로 하실 용의는.
『외교라는 것은 원래 할때는 조용히 하는 것입니다. 외교도 국가정책의 중요한 부분인 만큼 국민도 알아야하겠지만 북 치고 장구치는 식의 외교는 오히려 외교를 망치는 길입니다. 다만 국민들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될 때는 성심 성의껏 알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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