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독도 고유영토 주장은 세계 역사를 부정하는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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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독도를 ‘고유영토’라고 규정하는 행위는 오늘날을 있게 한 세계 역사를 부정하는 것입니다.”

알렉시스 더든 코네티컷대 교수
경북대 국제학술회의서 지적

29일 ‘동아시아의 역사와 해양 영토’를 주제로 경북대(대구광역시 북구)에서 열린 국제학술회의에 참가한 미국 코네티컷대의 알렉시스 더든(Alexis Dudden·사진) 교수가 한 말이다. 역사학(동아시아사)을 전공한 더든 교수는 2014년 일본 정부의 과거사 왜곡과 위안부에 대한 책임 회피를 질타한 세계 역사학자 187명의 서명을 주도한 바 있다.

더든 교수는 이날 ‘소란스러운 동아시아의 바다’라는 주제발표에서 “일본 정부는 과거에 대한 정직한 이해를 바탕으로 미래를 유연하게 바라봐야 하며, 미래 동아시아의 국제질서 구축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가 2014년 4월 독도와 쿠릴열도·센카쿠열도 등을 자국의 영토라고 밝힌 외교·국방 정책 발표를 세계 역사를 부정하는 행위로 간주한 것이다. 그는 “이 논의는 ‘친일’이나 ‘반일’의 문제가 아니고 ‘일본을 미워하자’는 것도 아니다”라며 “최근 일본 정부의 정책 변화로 일본은 소란스러운 동아시아 바다의 중심으로 떠올랐다”고 진단했다. 그로 인해 고유영토 정책이 역설적으로 일본의 경제적·안보적 이해에 반한다는 것이다.

그의 논리는 이렇다. “일본은 외부 세계에서 보면 이웃국가에 비해 ‘동북아의 고요한 요새’처럼 견실해 보인다. 물론 미국의 지원으로 가능하다. 그러나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일본은 놀랍게도 모든 인접국가들과 국경 분쟁 중이다. 그 자체로 정세가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그는 또 “미국은 안보협정 제5조에 따라 일본의 영토를 방위할 의무가 있다. 일본이 고유영토라고 주장하는 섬에 대한 활동은 분쟁이 발생할 경우 문제가 될 게 자명하다. 일본이 고유영토라고 주장하는 섬은 태평양전쟁 등 일본 제국주의 역사의 파편이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에 완패했고 그 결과로 오늘날 세계 지도가 만들어지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더든 교수는 “독도의 경우 1952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서 미국이 일본의 로비로 거문도 등과 달리 독도를 한국의 영토로 명시하지 않은 책임이 분명 있다”며 “나는 그걸 가르치고 또 알리는 글을 쓴다”고 말했다.

대구=송의호 기자 ye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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