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4번째 콜레라 환자 발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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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4번째 콜레라 환자가 부산에서 발생해 보건당국이 감염경로 등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 3일 부산에 거주하는 A씨(47)가 콜레라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4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필리핀 여행을 다녀왔다. 그리고 귀국한 다음날인 지난달 29일 오후 6시쯤 부산 사하구의 한 초밥집에서 식사를 했고 2시간 뒤인 오후 8시쯤 설사 증상이 나타났다.

지난달 30일 신고를 받은 보건당국은 부산 보건환경연구원에서 A씨 가검물을 채취해 조사했다. 그 결과 지난 3일 콜레라에 걸린 것으로 최종 판정했다. A씨는 부산시내 한 병원에서 격리 치료 중이며 증상은 호전됐다.

보건당국은 콜레라의 평균 잠복기가 2~3일인 점으로 미뤄 일단 초밥집과 콜레라의 연관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보건당국은 A씨와 함께 필리핀 여행을 다녀온 지인과 식사를 같이한 가족, 초밥집 근무자 등 15명을 대상으로 콜레라균 검사를 진행했다. 초밥집 근무자 6명은 2차 검사에서도 콜레라균이 검출되지 않았다. 또 나머지 9명도 1차 검사에서 콜레라균이 검출되지 않았고 현재 2차 검사가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A씨가 필리핀 여행 중 콜레라에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보건당국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A씨의 콜레라 감염 경로에 대해 역학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A씨가 걸린 콜레라가 앞서 발생한 경남 거제 콜레라와 동일한 유전형인지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지문분석(PFGE)을 하고 있다.

시는 또 지난달 30일 건강체육국장을 상황반장으로 1600여 개의 의료기관, 집단급식소 등 설사환자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콜레라 대책반을 운영하고 있다.

김희영 상황반장은 “현재는 A씨가 필리핀 여행 과정에서 콜레라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 필리핀 여행부터 설사 증상이 발생한 날까지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등 역학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유전자지문분석 결과가 나오면 구체적인 감염 경로 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강승우 기자 kang.seu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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