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 사회적기업서 1500명 채용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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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5호 18면

2일 서울 중구 신당동 행복도시락 중구센터. 김모(65)씨는 오전에 출근하자마자 위생 모자와 장갑부터 착용한다. 동료 직원들이 싸놓은 54개 도시락을 포장한 뒤 자동차에 싣고 결식이웃에게 점심 배달을 나선다. 김씨는 “일을 그만둔 뒤 1년 만에 일을 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특히 아이들이 그림이나 편지로 고마움을 전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행복도시락(행복을 나누는 도시락)은 올해로 출범 10년을 맞은 SK행복나눔재단의 대표적인 나눔 사업이다. 단순한 기부 방식에서 벗어난 사회적 기업 형태로 운영된다는 게 특징이다. 일반 기업과 달리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목적을 위해 이윤의 대부분을 재투자하는 곳이 사회적 기업이다. 전국 27개 행복도시락센터에는 올 6월 말 기준으로 318명이 근무한다. 이 가운데 70% 이상이 경력단절여성과 노인 등 취약계층이다. 이들이 직접 음식을 만들어 결식이웃에게 배달한 도시락이 지난 10년간 3100만식(食)이 넘었다.


사회적 기업 육성에 주목한 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다. 최 회장은 “단순 기부 등 전통적 사회공헌 활동이 투입 비용에 비해 3배 가량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면 사회적 기업은 수십배의 가치를 만들 수 있다”며 “사회적 기업을 위한 생태계 조성이야말로 SK행복나눔재단의 운영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정부와 협력하거나 SK그룹 계열사의 역량을 활용해 행복도시락·행복한학교 등 15개 사회적 기업을 설립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를 통해 모두 1500여 명의 취약계층이 취업에 성공했고 다양한 분야의 사회적 문제 해결에 공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인재 육성에도 공을 들인다. 2012년 사회적기업가 양성을 위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손잡고 ‘사회적기업가MBA’ 2년 과정을 개설했다. 현재까지 배출된 37명의 졸업생 가운데 91%가 창업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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