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편력』미-유럽서 파문|영화감독「로제·바딤」회고록…영·불어판 출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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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파리=주원상특파원】「스타를 만들어 내는 귀재」로 불렸던 프랑스 영화감독「로제·바딤」(57)의 회고록 『스타편력』이 최근 프랑스에서 출판돼 화제를 뿌리고 있다. 『스타편력』은 이번 프랑스 어판 출판에 앞서 「바르도」,「드뇌브」,「폰더」』란 제목으로 미국에서 영어판으로 출판됐었으며 영국에서도 지난 14일 출판됐다.「브리지트·바르도」「아네트·스트로이베르그」「제인·폰더」「카트린·드뇌브」「카트린·슈네데르」등 전부인들과의 만남·사망·이별·내밀한 부부생활은 물론 이 여인들의 성격·재질·결점·꿈·비밀까지를 숨김없이 모조리 소개한 이 책이 프랑스어판으로 나오자 이곳 신문·잡지들은 여러 페이지에 걸쳐 내용을 발췌, 보도하는등 법석을 떨고 있다. 이런 사정은 미국이나 영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드뇌브」와의 사이에 「크리스티앙」이란 아들을, 「폰더」와의 사이에 「배네서」란 딸을 두고 있는 「바딤」감독은 3백여페이지의 이 책에서 세계적인 스타에서 지금은 은퇴한BB(브리지트 바르도)를「사랑스런 식인종」으로, 「드뇌브」를 「풍부한 상상력의 소유자」 로, 「폰더」를 「선정적이며 도전적인 여인」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특히 BB는 천진함과 여성다움, 대담성과 수줍음이 기묘하게 혼합된 여인이라고 말했다.
「바덤」 감독은 또 「드뇌브」와는 하루저녁 만남에서 서로 사랑에 빠졌으며 그자리에서 바로 결혼 약속을 했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자신들과의 결혼생활 등을 적나라하게 묘사, 소개한 『스타편력』이 나오자 「바르도」와 「드뇌브」는 이구동성으로『배신』이라고 논평하고 자신들의 변호사를 통해 「바딤」과 프랑스어판 출판사인 에디시옹 NO.1을 상대로 사생활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준비중이다.
세계적인 두 스타의 공동변호사인 「질·드레퓌스」씨는 부부간의 비밀스런 문제까지를 공표한『스타편력』의 출판은 참을수 없는 사생활 침해라고 지적하고 「바르도」와「드뇌브」가 각기 20만프랑의 손해배상금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드레퓌스」변호사는 「바딤」이 이 책의 출판으로 받게될 엄청난 인세수입을 생각하면 이들의 요구 액수는 보잘것 없는 금액이라고도 설명했다. 「드레퓌스」변호사는 소송 의뢰인들이 전남편 「바딤」감독에 대해 크게 분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슬픔과 실망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6년전부터 미국 (LA) 에서 살고 있는 「바딤」감독은 최근 파리의 마담 피가로지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서는 말하고 싶은대로 모두 말하고, 하고 싶은대로 다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모든 일을 열쇠구멍으로만 들여다 보려고 한다』고 프랑스 사회의 편협성을 지적했으며,이런 이유에서인지 이 책의 불어판 출판을 한동안 주저했었다.
「바딤」감독은 요즘『그리고 신은 여인을 창조하셨다』라는 제목으로 다시 새 영화를 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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