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核폐기장 반대" 트럭 몰고 군청 돌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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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부안군의 원전수거물관리센터(원전센터) 유치 신청과 관련, 환경단체와 일부 부안군 주민들의 반대 시위 과정에서 전경 등 경찰 20여명과 시위대 60여명 등 모두 80여명이 중경상을 입는 폭력사태가 발생했다. 부안군 농민회.환경단체 회원들과 부안 군민 5천여명은 22일 오후 2시 부안수협 앞에서 원전센터 유치 반대 궐기대회를 가졌다.

참가자들은 "노무현 정권 각성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부안군청으로 몰려가 청사에 돌과 각목 등을 던지고 경비 중이던 경찰과 충돌했다.

오후 4시40분쯤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시위대원 1명이 1.5t 트럭을 몰고 군청으로 돌진, 서울1기동대 소속 박병 전경이 트럭에 깔려 다리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 부안 성모병원에 입원 치료 중이다.

또 허진(24)전경 등 20여명이 시위대가 휘두른 각목 등에 맞아 중경상을 입었다. 시위대가 군청으로 진입하려는 과정에서 경찰과 심한 몸싸움이 있었으며, 서용석(43)씨 등 주민 40여명이 다쳐 성모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에 앞서 시위대는 군 청사에 그물용 납추와 돌 등을 던져 유리창 20여장이 깨졌으며 부안읍내로 들어오는 9개 주요도로를 막고 차량통행을 저지했다. 그리고 부안고등학교 앞 삼거리에 쌓여 있던 폐타이어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시위대는 오후 5시40분쯤부터 해산하기 시작했으나 일부 참가자들은 읍내 곳곳에서 1백~1백50명씩 모여 밤 늦게까지 산발적인 시위를 계속했다.

김종규 부안군수는 농민 등 시위대가 체포조를 만들어 활동에 들어가자 오후 5시쯤 경찰 10여명의 호위 속에 군청을 빠져 나갔다. 金군수는 지난 14일 원전센터 유치 신청 이후 경찰관 5명의 호위를 받으며 근무하고 있다.

14명의 전북도내 시장.군수들은 이날 전북 김제시에서 원전센터 유치 지지 성명을 발표하고 새만금의 조기 완공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한편 경찰은 원전센터 유치에 찬성했다는 이유로 부안군의회 김형인(58)의장을 폭행한 혐의로 金모(44)씨 등 농민 3명에 대해 22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전주.부안=서형식.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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