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앞에서 뒷걸음 쳐 나오다 넘어진 장관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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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짚모자를 쓴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10일 전남 하의도로 가려고 목포 여객터미널을 찾았다. [뉴시스]

민생투어 중인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11일 전북 고창군 매일유업 ‘상하농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대통령 만드는 데 내가 총책임자였는데 친박에서 나더러 비박이라고 한다”며 “한마디로 권력을 나눠주기 싫다는 거다. 나쁘다”고 말했다.

김무성 “제왕적 대통령제 바꿔야”
“난 비박 아닌 친박 비주류” 주장도

김 전 대표는 “대통령을 만드는 데 나만큼 총대 멘 사람이 누가 있냐. 내가 언제부터 비박이었나. 왜 가만히 있는 사람을 이편저편 가르는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그는 “(2012년 박근혜) 대선 캠프에 있던 사람들 모두 대통령을 만든 주역인 만큼 친박, 비박 구분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두 친박이고 친박 내엔 주류와 비주류가 있을 뿐”이라며 “그중에 난 비주류”라고 말했다.

앞서 방문한 전남 영광의 원불교 영산성지 성래원에서는 “이대로 가면 나라가 망한다. 대통령의 권력을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표는 “대선에서 이긴 정당은 ‘세상 다 얻었다’ 기고만장하고 진 정당은 ‘망했다’고 대성통곡한다”며 “결과는 51대 49인데 승자 독식으로 싹 먹어버리니 승복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런 뒤 “70대 30 정도로 권력을 나눠야 한다”며 ‘분권형 개헌’을 주장했다.

김 전 대표는 “대통령 집무실부터 제왕적 분위기에서 민주적 구조로 바꿔야 한다. 대통령에게 등 보이면 안 된다며 뒷걸음질로 나오다가 넘어진 적도 있는데 이건 뭐 코미디”라고도 말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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