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서 변신…불서 그림공부|「붓」주제 귀국전갖는 정미조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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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6년동안의 프랑스 유학을 마치고 화가가 되어 돌아온 왕년의 가수 정미조씨(36)가 11일부터 l6일까지 서울갤러리(프레스센터)에서 귀국작품전을 연다.
정씨는 이번 귀국전에 붓을 주제로한 작품 30여점을 내놓는다.
『페인트 붓을 거꾸로 세워 여인의 곡선과 두어깨를 연상할수 있게 그리고, 그붓위에 모자를 씌워 여인의 모습을 만들어 냈지요.』
정씨는 붓형태 자체는 물론 붓대에 묻은 얼룩도 재현했다.
붓대의 얼룩은 얼룩대로 어떤 뜻과 내용을 담고 있고 붓주위의 배경과도 연관되어 복합된 의미를 내포, 우리에게 신선미를 안겨주고 있다.
정씨는『이 아름다운 붓대의 얼룩에서 파리의 야경, 사람의 모습, 바다 풍경, 설경, 인간의 고뇌와 사랑의 이미지까지를 찾아냈다』고 말한다.
프랑스의 저명한 미술평론가「로제·부이오」씨는 83년 르 살롱전에 출품한 정씨의 작품을 보고『나는 그녀의 작품속에서 풍기는 은은한 신비와 꾸밈없는 환상의 세계를 좋아하고, 명상적이며 쉽사리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동양적인 면과 자유로운 프랑스식의 구성이 조화를 이루는 독창적인 생동감을 좋아한다』고 평했다.
정씨는 72년 이대미술대학 서양학과를 졸업하고 노래를 부르다가 79년에 도불, 아카데미 그랑드 쇼미에르를 수학했다. 80년 국립장식미술학교에 입학, 「로네」와「자오끼」교수밑에서 5년 전과정을 졸업(84년), 현재 파리7대학에서 박사학위논문(한국민화)을 준비하고 있다.
정씨는『전시회가 끝나는대로 한국민화에 관한 자료를 수집, 다시 파리로 돌아가겠다』고 한다. <이규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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