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멜다는 협상타결 막은 큰 장애요인"|대통령궁 사수고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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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마닐라AP=연합】「마르코스」전대통령 부인「이멜다」여사(56) 는 「마르코스」의 하야가 임박한 마지막 순간까지 대통령직을 승계받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멜다」의 이같은 권력집착욕은 「마르코스」가 25일밤 헬리콥터편으로 가족들과 함께 클라크 미공군기지로 탈출한 뒤 나온 미의회 소식통의 다음과 같은 증언에서 생생히 입증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 며칠동안 「마르코스」및 야당측을 상대로 숨가쁜 협상을 벌여왔으며 이 과정에서 협상타결을 가로막은 가장 큰 장애요인중의 하나는 「이멜다」였다. 그녀는 분명 말라카냥궁에 그대로 머물기를 원했으며 한걸음 더 나아가 남편의 대통령직을 이어받기를 바랐던 것 같다』
사실「이멜다」는 「마르코스」의 하야 수시간 전에 있은 대통령취임식 때까지도 말라카냥궁을 사수하려는 강한 의욕을 보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마르코스」의 하야를 요구하는 반정부군의 압력이 시시각각으로 죄오는 와중에서 침울한 표정으로 『나는 한낱 가정주부일뿐』이라며 뜻밖의 저자세를 보였던 「이멜다」는 이날 말라카냥 궁내에서 행해졌던 「마르코스」대통령취임식장에서는 언제 그랬느냐 싶을 정도의 의욕에 찬 모습으로 축하의 노래를 부르며 3천여 하객들을 리드하는 등 그녀 특유의 활달함을 과시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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