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후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요즈음 젊은 학생들의 주된 관심이 우리의 것을 찾는데로 기우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반가운 일이 아닐수 없다.
금주에는 이러한 흐름에 따라 우선 응모가 답지한 두대학의 대학생작품을 중심으로 뽑아 보았다.
『고가』는 바로 우리가 살아온 집이다. 유구한 시간위에 전통의 한 모습을 떠 올리며 그 속에잠겨있던 의미들을 천착해 보이고있다. 민족사의 숨결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생명력이 현대적으로 변용될때 현대시조가 되는것이다.
『농악놀이판』또한 전통정신의 내용이나 관념적요소를 배제하고 사물의정서화에 성공한 작품이다. 농악놀이의 섬세한 동작 묘사가 리얼리티를 얻고 있으며 자음과 유의음의 어울린 음상이 그대로 음악적 효과를 발휘하여 흥취를 자아내고 있다. 시각적 이미지와 청각적 이미지가 잘 어울린 수작으로서 종장 끝구의<한마당이 좁구먼>에서 작자의 정신적 넓이가 여운으로 살아난다.
지면 관계상 2, 3, 4, 수를 소개하지 못함이 아쉽다.
『다심』은 생략법으로써 여운을 남기려는 수법의작품이다. 서정시란 자연과 자아, 세계와 나, 또는 너와 나를 조화하여 동일화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자연과 「나」이든 사람들과 「나」이든 양자의 거리가 없이 융일화한 합일체로서 서정적 자아를 획득하는 것이다. 많은 시조들이 자연과 나의 합일성을 보여온데 비하여 이시조는 인간과 나의 융일로써 서정적 특성을 보인 작품이라 하겠다.『해빙』은 역설적인만큼 전달력이 강한 작품으로 절망을 딛고 일어서는 의지, 그것이 자연의 생명력일 것이다.
둘째수에 시상이 잘 응결된 작품임을 밝혀둔다.
『때묻지 않은 손』은 인간이 영원히 간직하고픈 순수의 손일 것이다. 그 순수는 눈에서도 마음에서도 구체적으로 나타나갈 전달되고 있다. 조금관념적이기는 하지만 언어의 구사에 억지나 구김살이 없는 작품이라 하겠다.<김제현>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