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에 IT 접목...구글 회장 투자한 '스마트 비어'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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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스타트업 바이스비어거는 소비자들의 맥주 소비 패턴을 분석해 빅데이터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사진출처=Weissbeerger]

맥주에도 IT 기술을 접목할 수 있을까?

모바일앱·음원차트 등 디지털 서비스에만 한정됐던 빅데이터 분석 사업이 맥주·청량음료 같은 아날로그 제품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바이스비어거는 사물인터넷(IoT)와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맥주공장과 술집, 유통업체에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사람들이 어떤 맥주를 언제 어떻게 마시는지 데이터 분석을 해 더 많은 매출을 올리도록 돕는 것이 이들의 역할이다.

2011년 설립된 바이스비어거는 에릭 슈미트 구글 알파벳 회장이 설립한 벤처캐피탈 업체 ‘이노베이션 엔데버’(Innovation Endeavors)의 투자를 포함해 총 850만 달러(약 1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화제가 됐다.

바이스비어거는 술집에서 서빙되는 맥주의 브랜드·질·양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 데이터 분석과 이를 위한 장비, 소프트웨어를 세계 유수의 맥주 제조업체들에 제공하고 있다.

바이스비어거의 사내 데이터 분석팀은 국제적인 스포츠 이벤트가 유럽 술꾼들의 맥주 소비습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일례로 이 분석팀은 지난 유로 2016 대회를 분석해 경기 시작 5분 전 방영된 광고가 소비 증가에 유의미한 영향을 준다는 점을 발견했다.

보수적인 맥주시장에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게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바이스비어거의 최고운영책임자(COO) 리엔 소벨은 "기업들이 빅데이터와 IoT기술의 힘을 깨달으면서 사업의 성장을 위해 우리 기술을 차츰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스비어거는 이제 맥주를 넘어 청량음료에 손을 뻗치고 있다. 바이스비어거는 지난 14일 음료 디스펜서 회사인 랜서 주식회사와 제휴를 맺었다. 랜서 주식회사는 호시자키전기의 자회사로 패스트푸드점 등에 비치된 영업용 음료 기계인 음료 디스펜서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맥주뿐 아니라 다른 무알콜 음료 제품에 대한 수요 또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겠다는 야심을 내비친 셈이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기호를 파악하느라 골머리를 썩고 있는 청량음료 제조업체들에겐 희소식이다.

국제적인 전략컨설팅업체 프로스트 앤 설리번은 6880억 달러(약 780조원) 규모의 맥주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바이스비어거가 그보다 더욱 큰 청량음료 시장으로 진입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프로스트 앤 설리번은 청량음료 시장이 2020년까지 9450억 달러(약 1074조원) 규모의 거대 시장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프로스트 앤 설리번의 글로벌 프로그램 매니저 크리스토퍼 샤나한은 "음료 제조업체와 소매업자들은 특정한 향 혹은 음료가 유행에 뒤쳐지고 있다는 것을 빨리 파악함으로써 생산을 최적화할 뿐만 아니라 제품 불량으로 인한 부작용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범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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