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자배구 수비부터 보강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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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올림픽에서도 5∼10위권에 들던 한국남자배구가 제2회 서울국제배구대회에서 9-10위 최하위 결정전으로 밀려났다.
어처구니 없는 실수, 끈기부족으로 리듬을 잃어 다잡은 게임을 놓쳐 역전당하곤 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서브·블로킹 및 수비력약화 ▲스피드부족 ▲에이스부재 ▲단조로운 공격패턴 ▲벤치의 작전미스 등을 이유로 들고있다.
LA올림픽때 미국에 단 한번 지고도 5위했던 한국은 지난 5월 대표팀을 재구성했다.
거포 강만수(강만수) 강두태(강두태) 문용관(문용관) 이종경(이종경)이 빠지고 대폭 신인장신들로 개편됐다. 88올림픽을 내다보는 장기포석으로 기량보다는 신장을 앞세워 스타팅멤버의 평균신장이 1m98㎝나 됐다. 키에서는 서구와 대등하게 됐다. 그러나 바로 이점이 최대약점이었다.
어설픈 장신화로 수비가 허술해져 한국특유의 속공도 안되고 공격파워도 서구 및 남미각국에 뒤질수 밖에 없었다.
상대의 서브를 정확히 세터에게 연결할때 다채로운 공격이 펼쳐지는데 한국은 이같은 서브캐치 성공률이 67.2%(표참조)로 프랑스의 72.0%에 훨씬 못미쳤다.
결국 오픈공격으로 맞서다보니 상대블로킹에 셧아웃된 것이 85개로 소련(29개), 프랑스(61개)보다 훨씬 많아 포인트를 잃을수 밖에 없었다.
모든 공격은 서브로 시작되는 것이 현대배구의 추세다.
미국·소련·프랑스 및 남미선수들은 「스파이크서브」 「낙엽서브」 「드라이브서브」 등 다양한 서브로 한국의 속공을 무력화시켰다. 강서브를 넣는 소련·프랑스의 서브미스는 한국보다 엄청나게 많다. 그러나 게임에서는 이겼다.
또 하나 빼놓을수 없는 것은 강만수같은 에이스의 부재. 아르헨티나의 「라울」은 게임당 평균36개의 스파이크를 성공시켜 팀의 위기를 극복했으나 한국은 고비를 넘길 에이스가 없었다.
투지와 끈기부족도 문제. 한국은 페이스가 흔들리면 위축돼 이를 뒤집는 저력을 보이지 못했다. 이때 벤치의 작전이 필요한데 벤치는 멤버체인지·작전타임 등을 활용못하고 바라만보다 15-0패라는 수모를 당하기까지 했다. <이석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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