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대 레이다가 먼저 포착 "항로 바꿔라"|55분간 사할린동쪽 접근…소기 격추태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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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JAL기의 항로이탈을 가장 먼저 포착한 것은 일본항공자위대 레이다였다. 『항로이탈이다. 항로를 바꿔라.』하오1시30분 항공자위대는 여객기에 계속 경고를 보냈으나 여객기는 응답하지 않았다.
그 상태로 여객기는 55분간을 비행, 사할린쪽으로 접근, 정상항로보다 1백10㎞이탈된 사할린동쪽 1백㎞지점의 소련영공으로 접근해 들어갔다. 이때 소련전투기들이 발진, 여객기로 접근해왔다.
○…레이다를 지켜보는 자위대원의 머리속에는 2년전 KAL기격추사건이 떠올라 식은땀이 흘렀다.
한편 항공기는 나리따를 출발, 니이가따(신석)상공에서 항로를 북서에서 북쪽으로 변경. 이때 기장의 눈에 전방에 있는 난기류가 들어왔다. 이를 피하기 위해 항로를 자동조절하는 관성항법창치(INS)를 껐다. 그러나 기장은 이상기류를 피한 다음 다시 INS를 켜지 않았다. 당시 이 지역에는 시속2백㎞의 서풍이 불고 있었다.
○…여객기는 이 편서풍을 타고 항로가 북에서 북북동으로 바뀌었지만 기장등 승무원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이때 소련기들은 분명 JAL을 격추시킬 태세를 취하고 있었다 .항공자위대는 만일을 위해 전투기의 출격준비태세를 갖추었다.
○…「니시오까」기장이 관성항법장치의 경고등을 보고 조종실수를 알아 챈 것은 하오1시47분. 황급히 하바로프스크관제센터에 무선으로 유도를 요청, 에린카방향으로의 비행허가를 받아내어 약14분후 정상항로로 돌아온 뒤 비행을 계속해 하오10시께 모스크바 공항에 예정대로 무사히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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