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20여명이 중학생이던 여학생 2명을 성폭행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지난 2011년 9월 당시 중학생이던 A양과 B양에게 술을 먹인 뒤 성폭행한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특수강간 등)로 C씨 등 4명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6명을 방조 또는 미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군 복무 중인 피의자 12명은 군부대로 사건을 이송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C씨 등 4명은 고등학생이던 2011년 9월 초 A양과 B양이 골목에서 맥주를 마시는 것을 보고 “학교에 얘기하겠다”고 협박했다. 이들은 며칠 뒤 A양이 술을 마신 것을 빌미로 동네 뒷산으로 둘을 불러냈다. 이들은 A양과 B양에게 강제로 술을 마시게 한 뒤 A양이 정신을 잃자 성폭행했다. C씨 등은 일주일 뒤 A양과 B양을 뒷산으로 다시 불러냈다. 이번에는 C씨 등 22명이 함께 있었다고 한다. 이들 중 6명은 또다시 A양과 B양을 성폭행했다.
피해자들은 당시 상처로 학업을 중단했고, 우울증 등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하지만 가해자인 C씨 등은 현역군인과 대학생 등으로 생활하고 있었다. 시간이 흘러 묻힐뻔했던 성폭행 사건은 가해자 중 3명이 다른 사건에 연루돼 구속수사를 받다가 수사관이 인지해 알려졌다.
경찰관계자는 “피해자들은 외부와 차단된 삶을 살고 있는 등 충격이 커 진술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렸다”며 “상담센터를 연결해주며 설득하니 올해 3월 심리적으로 안정이 됐다고 해서 진술과 고소장을 받고 수사를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채승기 기자 ch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