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부의장 수락 여부를 떠나 전통 야당인 신민당을 사당화 하려는 세력, 왜곡된 현상과 싸워 이긴 것입니다.』
당내 외의 역풍 속에 국회 부의장에 당선된 조연하 의원은 29일 아침까지도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두 김씨에 대한 깊은 「감정」부터 피력했다.
조 의원은 12대 국회 최대의 파란을 일으킨 본회의의 표결 직후 수락 연설도 하지 못 한 채 이민우 총재를 만나 『죄송하다』는 한마디를 남긴 채 국회를 빠져 나와 시내S호텔에 투숙.
-여당에 득표 운동을 했읍니까.
『나는 당이 공식 지명한 후보가 쉽게 당선되리라고는 생각지 않았으며 여야 의원의 공감대가 제대로 반영된다면 나의 당선도 가능하리라 생각했읍니다.』
-왜 김대중씨와 비뚤어졌읍니까.
『나는 그와 20여년간 정치 생명을 같이했으며 그 사람 때문에 2년6개월이나 감옥에도 갔다 왔어요. 그런 그가 막상 당 내외의 중론을 무시하고 사사로운 이익에 얽매여 엉뚱한 지명을 하길래 나로서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읍니다. 한마디로 절치부심의 심경으로 응전을 결심한 것입니다.』
-김상현씨등 가까운 사람들까지 말렸던 게 사실입니까.
『그렇습니다. 유제연 의원과는 붙으면 자신 있었고 명분도 있다고 믿었어요. 그러나 이용희 의원은 힘든 상대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차피 「사꾸라」라는 소리를 들을 바에는 사당화 방지에 일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주류가 제명시키면 어떡할 것입니까.
『의총 결의는 흥분된 사태에서 나온 것이고 차분히 생각하면 나의 행동이 제명거리가 되지 않으리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겁니다.』
-결국 민정당 덕분에 당선된 것 아닙니까.
『야당 부의장 치고 여당의 도움 없이 당선된 적은 없었어요. 물론 민정당 내에는 나의 처지를 동정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민정당 의원의 동정도 우리 당의 분위기가 전해져 생긴 것 아닙니까.』
6.25때 서울대 농대 재학 중 학도병으로 참전했고 해공 신익희 선생, 홍익표씨 등과 인연이 닿아 5대 국회 민주당 소속 민의원으로 정계에 진출.
8대 유신후 투옥됐으며 12년만에 정계에 복귀했다. 동교동계의 신민당 창당 주역 중 한사람이며 이철승 의원과는 오랜 지기.
아호는 춘산이며 부인 임영자씨와 슬하에 1남3너를 두었다.
<이재학 기자>이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