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올랜도 총기 난사범, 美 시리아·이라크 폭격 중지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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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수사국(FBI)가 20일(현지시간) 올랜도 총기 난사 사건 용의자 오마르 마틴에 대한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마틴의 범행 동기를 짐작할 수 있는 단서를 공개했다. FBI에 따르면 마틴은 자신을 이슬람 병사라고 주장했으며 범행 도중 911에 3차례 전화를 걸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마틴은 911에 전화를 걸어 클럽 밖에 있는 자신의 차량에 폭탄이 있다고 위협했고 사실여부를 확인하는 동안 범행을 시작했다. 마틴은 범행 시작 1시간 반 뒤 911에 전화에 “나는 올랜도에 있다. 내가 총기를 난사했다”며 아랍어로 신을 찬양했다. FBI 특별 수사관 론 하퍼는 “그는 냉정하고 침착한, 신중한 태도로 전화를 걸었다”고 밝혔다.

앞서 마틴은 911에 건 전화에서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한 것으로 보도됐지만, 법무부가 이슬람급진주의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로 관련 부분을 공개하지 않도록 결정했다.

마틴은 전화 통화에서 성적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밝히진 않았으며 특정 게이 나이트클럽을 목표로 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FBI는 밝혔다.

마틴은 경찰과의 협상과정에서 자신을 이슬람 병사라고 강조하며 미국의 시리아, 이라크 공습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추가 테러가 공격이 있을 것이라는 위협도 이어졌다. FBI는 마틴이 해외 테러단체의 지시로 테러를 저지른 것이 아니라 자생적으로 급진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발생한 올랜도 총기 난사사건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 참사로 시민 49명이 사망하고 53명이 부상당했다. 마틴도 경찰의 진압과정에서 사살됐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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