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제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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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달의 국내경기는 그동안의 부양을 위한 안간힘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큰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수출·투자와 생산·출하등 몇가지 중요한 지표에서는 흡족하지 않으나 기대해 볼만한 변화의 기미가 보였다.
산업생산과 출하, 도소매판매액지수와 제조업가동률등 경기와 같이 가는 이른바 동행지수에서는 7월들어 모두가 약간씩 상승세로 돌아선 점이 눈에 띈다. 이에 힘입어 동행지수는 0.1%라는 미증을 기록했다.
경기선행지수에서는 수출과 신용장내도, 제조업근로시간과 제조업재고율에서 다소의 상승이 있었지만 기계수주와 건축허가, 통화와 주가등에서 감소를 나타내 전반적으로는 소폭감소로 나타났다.
이같은 변화를 종합하면 국내경기는 아직도 큰 줄기에서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2·4분기 수준보다는 약간씩 개선되는 국면을 보인것으로 판단된다.
언제나 관심을 모으는 수출부문에서는 8월까지의 누계가 여전히 전년수준을 밑돌고 있으나 8월들어 신용상내도가 5%가량 늘어나고 수출도 미미하나 증가를 기록한 점은 주목할만하다.
수출의 장기적 전망과 관련된 조건들은 보호주의와 달러강세등 어느 측면에서 봐도 낙관하기 어려운 조건들이 중첩되어 있다. 그러나 미세하나마 미국시장의 하반기전망이 확대되고 환율인상등 국내적 경쟁력 보완으로 다소의 숨통이 터질것을 기대하는것은 큰 무리가 아닐것이다.
8월까지의 환율상승폭이 거의 8%에 이르렀고 수출금융의 단가인상과 수출산업 설비자금의 대폭 확대로 인해 수출채산성은 어느 정도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같은 수출촉진과 투자지원이 경쟁력으로 실세화 되는데는 다소간의 시간을 요할 것이므로 너무 성급한 기대를 갖는 것은 무리에 속한다.
수출여건의 개선과 경쟁조건의 개선은 어디까지나 제품의 질적 측면에서 구체화 되는 것이 바람직하며 그것을 위해서는 기술과 공정, 설비의 혁신에 주안점이 두어져야 할 것이다. 이점에서 볼 때 수출설비자금의 무제한 공급은 매우 고무적인 결정이나 설비현대화, 기술개발·개선과 유리되는 투자는 되도록 견제하는 선별도 있어야 할 것이다.
이와함께 전금융시장의 설비자금공급이 이미 26%증가선을 넘어선점으로 미루어 내수용설비도 3·4분기이후부터는 점진적 회복이 기대된다.
문제는 민간건축부문이 너무 침체되어 전체적인 투자수준의 회복에 제동이 걸려있는 점이다. 때문에 정부건설과 함께 민간부문건설, 특히 주자투자를 고무하는데도 정책의 조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수출과 설비투자가 호전되고 적절한 내수진작이 보완되면 하반기 7%성장은 가능할뿐 아니라 수출산업의 구조적 개선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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