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포브스지 '한국은 불가사의한 인터넷 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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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한국은 나라 전체가 초고속 인터넷망으로 연결돼 갖가지 불가사의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14일 발행된 미국의 경제전문 잡지 포브스 최신호(21일자)가 보도했다. 중앙일보 자회사인 '포브스 코리아'는 포브스 한국판을 월간으로 발행하고 있다.

이 잡지는 '한국의 불가사의한 인터넷 세상(Korea's Weird Wired World)'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은 짧은 시간에 전 세계에서 인터넷이 가장 널리 보급된 나라가 됐다"면서 "정치.오락. 섹스.매스 미디어.범죄.상업이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과 똑같이 구현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잡지는 한국인들이 특히 인터넷 게임과 채팅을 즐긴다며 김현수 박사라는 심리학자의 말을 인용해 "전체의 약 10%, 13~18세 청소년의 약 40%가 인터넷에 중독됐다"고 전하고 "(컴퓨터에 빠져) 2년 동안 집밖에 나오지 않는 아이들을 본 적도 있다"는 金박사의 말을 덧붙였다.

하지만 리니지를 만든 한국의 엔씨소프트는 세계 최대의 온라인 게임망을 구축해 3백20만명의 가입자들에게 한달에 25달러씩을 받는 등 인터넷 게임이 경제면에서는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고 보도했다.

다른 온라인 게임 포트리스는 이미 중국에 3천5백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브스는 이런 한국 게임들이 재미 한국인을 통해 미국 전역으로 퍼질 가능성이 크며, 마이크로 소프트의 X-박스 라이브와 소니의 광대역 플레이스테이션망을 누르고 온라인 게임분야를 지배할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잡지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노무현 후보 지지자들이 온라인 채팅으로 투표를 독려해 지지자들을 대거 투표장으로 불러모았으며, 이는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포브스는 부모의 돈을 훔쳐 온라인 캐릭터를 위한 색안경을 구입한 14세 소년, 화상 채팅을 하다 불륜을 저지른 남녀 등도 소개했지만 "이런 부작용은 처음 고속도로가 생겼을 때 규정과 규범이 없어 교통사고 사망률이 높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곧 해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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