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형기등 3국시대벽화의 신비간직|공식발굴서 드러난 순흥고분벽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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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난 7윌10일 발견돼 1천5백년만에 신비의 보따리를 풀어헤쳤던 순흥 신라 벽화고분의 정체가 자세히 드러났다.
공식 발굴조사단이 20일동안(8월1∼20일)의 발굴을 통해 확인한 순흥벽화고분의 신비는 우선 엄청난 벽화의 종합 보고라는 점이다.
이 벽화고분에는 지금까지의 3국시대 고분에 유례가 없는 어형기 그림은 물론 고도의 원근화법을 구사한 산수화가 있는가 하면 도교적 신선사상과 관련한 봉황도·수목도·운문등10여종이 화려하게 펼쳐져있다.
이밖에 흔히 벽화고분에 나타나는 역사상·연화문·서조문등도 고루 갖추고 있다.
따라서 모두 10여종의 각기 다른 벽화가 그려져있는 순흥벽화고분은 고분벽화의 「종합박물관」이라 할만하다.
특히 고분 남벽과 현실문윗부분에서 확인된 삼지창에 매달린 2개의 어형기는 일본이 자생적인 고유 민족이라고 주장해온 어린이 경축 어형기나 조각의 원류가 신라였을 가능성을 새롭게 시사해주는것으로서 주목을 모았다.
공식발굴을 통해 확인된 벽화의 내용은▲동벽=봉황두도▲서벽남쪽=뱀·반나 역사상 (수운장)·운문·수목도▲북벽=운문·두루마리 서조문·화문·산악도▲남벽=어형기를 쥔 인물상▲현문상부내벽=묵서명문·연화문▲관대서측면=화염문·연화문▲연도동측벽=반나 상반신 역사상등이다.
이들 벽화중 이번공식발굴에서 새롭게 확인된것은 어형기·화염문·연화문·반나상반신 역사등이다.
흑·백·주·밝은 황갈색등으로 채색된 순흥 고분의 벽화들은 묘실벽을 거칠게 다듬은 네모난돌(50×25cm)로 쌓아올린 벽면에 회칠 (두께 0.8∼1.5cm)을 한후 그위에 그림을 그린 구륵도색빚 백묘기법이다.
현실및 선도의 천장석에는 부분적으로 회칠이 남아있긴 하나 천정화는 전혀 없다.
고분의 크기및 구조는 현실바닥에서 봉토까지의 높이가 5백60cm, 묘실이 동서3백53cm, 남북2백2cm.
봉토는 자연암반을 파내려가 현실을 축조한후 천정석을 덮고 7∼15cm의 두께로 흙을 덮어 판축했다.
보존과학적 온습도 측정결과는 묘실내의 온도 섭씨18∼19도, 습도는 98%로 외부와의 온도차 14도, 습도차는 마이너스33%였다.
발굴조사단은 앞으로 묘실내정밀실측을 하고 벽화내용을 적외선촬영기로 모니터해 화재를재확인하는 한편 피장자의 신분을 확인할 예정이다. <이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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