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머리싸움'붙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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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증권사들이 '나만의 생존 비책'을 찾는 데 여념이 없다.

주식매매 수수료에만 매달렸다가는 생존을 장담할 수 없을 만큼 영업 환경이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의 생존 전략은 차별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나 '특화 상품'을 내놓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시중 은행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져온 PB(프라이빗 뱅킹)서비스 경쟁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냈다. 18일부터 85개 전 지점에서 고객 자산관리를 주 업무로 하는 PB 서비스를 도입한 것. 4개 지점에서 자체 선별한 일부 우수고객(4600여명)을 상대로만 국한했던 PB서비스를 31만여명에 달하는 전체 고객을 상대로 확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PB 서비스만 전담 하는 직원도 745명이나 확보했다. 삼성증권은 PB고객 대상 전용 상품도 선보이는 한편 기존의 우수 고객들이나 고객이 희망할 경우엔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도 펼칠 계획이다. 서준희 삼성증권 PB사업본부장은 "단순히 종목을 추천하거나 상품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재무 설계와 재테크 자문을 위주로 하는 전문회사로 변신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동양종금증권은 경쟁사들에는 없는 틈새 상품으로 큰 재미를 보고 있다. 은행 월급통장의 대항마 성격인 'CMA자산관리 통장'이 바로 그것이다. 기존의 수시입출금식계좌(어음계좌)에 급여이체.자동납부.주식청약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곁들인 상품이다. 지난해 4월 출시 이래 신규계자는 3만5000여개, 신규자금도 2000억원 이상 넘게 들어오는 등 예상 외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점 확대에 승부수를 던졌다. 대다수 증권사들이 비용 절감 등을 위해 기존 점포를 줄여나가는 것과 거꾸로 가는 '청개구리 전략'이다. 영토 확장 전략의 핵심은 출장소 개념의 '미니 점포'다. 미니 점포는 기존 일반 지점과 비교해 매장 크기가 절반에 불과하고 두 세명의 직원만 근무한다. 지난 3월부터 교대역.아시아선수촌.목동역.안산 등 서울 및 수도권 일대에 10여개에 달하는 미니 점포를 열었다. 상반기까지는 이런 점포를 2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 마케팅본부 설경석 이사는 "거래 고객이 많지만 지점이 없는 지역을 중심으로 미니 점포를 늘리고 있다 "며 "회사의 경영 방침이 전문 자산관리 회사인 만큼 미니 점포의 주업무도 고객들의 자산관리 및 간접상품 판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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