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가는 동요를 되찾자.|YMCA등 사회단체서 보급운동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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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CM송과 유행가로 병들어가는 동심을 회복시켜 주기 위한 동요보급운동이 활기를 띠고 있다.
사회단체에서부텨 시작된 동요되찾기운동은 일반백화점의 판촉프로그램으로 활용될만큼 그 저변을 넓혀 가고 있어 주목을 끈다.
현재 동요보급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곳은 네군데. YMCA는 전국 l5개 시범 YMCA를 통해 매주 토요일 하오2시 동요부르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단 방학기간은제외)동방플라자는 매주 일요일 하오2시 이벤트 홀에서「온가족이 동요를」이란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한편, 새싹회는 방학기간중 매주 화요일 하오3시 어린이대공원 놀이동산 입구에서 「노래마당 동요모임」을 갖고 있다. 또 한국공문수학연구회는 회원용 대상으로 매달 세째 토요일 하오3시 「새동요 부르기」를 진행중이다.
동요 되찾기운동용 맨처음 벌이기 시작한 곳은 서울YMCA. 「어린이에게 동심을 회복시켜주자」는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83년11윌 시범국민학교 사업과함께 동요부르기 프로그램을 발족시켰다.
동요 60주년이 되는 작년부터 활기를 띠기 시작, 당초 15개교였던 시범국민학교가 서울 20개교, 지방30개교등 30개교로. 대폭 늘어났다.
이와함께 프로그램도 점차 다양화, 지난 6월에는「온가족이 만든 전국 창작동요 경연대회」를 열기도 했으며 7월31∼8월3일 동요캠프를 마련, 캠프에 참가한 80명의 어린이들이 자기집을 주제로 직접 노랫말과 곡을 붙여 자기집 주제가를 작곡하는 것으로까지 발전했다.
동요보급의 형태는 Y의 시범국민학교 사업을 제외한 대부분이 무료로 악보를 제공하고 함께 부르는 것. 프로그램 참가자중 원하는 이는 무대에 나와 배운 동요를 부르는 즉석 노래자랑도 곁들여진다.
시범국민학교의 경우 제공된 악보를 교내 합창반이 연습, 녹음해 두었다가 등·하교때나 비디오 조회때 들려주는 방법을 쓰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을 통해 지금까지 보급된 동요만도 무려6백80여곡(일부 중복). 참가자수는 줄잡아 수십만명이 될것으로 관계자들은 추산하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도 상당히 좋은 편.
새싹회주최 「노래마당 동요모임」에 참가했던 최순분할머니(63·서울강동구고덕동 주공아파트118동502호) 는 『몇십년만에 처음 동요를 부르니 옛 어머니 생각과 이북에 두고 온 고향(함남 단천) 생각이 절로 난다』 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동방플라자에서 동요프로를 맡고 있는 정종인씨 (문화판촉파)는 『백화점의 이미지 개선과 고객 유입이라는 목적과 동요인구의 저변확대라는 목적이 서로 잘 맞아 떨어진 성공사례』로 평가하고 『프로그램 시간에 맞춰 꼬박꼬박 참가하는 정기참가자가 생겨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호주한인회등 재외교포에게까지 동요 악보를 제공하고 있는 서울YMCA 사회개발부 임광진부장은 『온가족이 함께 동요를 부르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저런게 바로 가정의 행복」이라고 느껴진다』고.
윤석중씨 (아동문학가) 는 『요즘 어린이들은 어른 흉내내기에만 사로잡혀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고 말하고 『동요의 임자가 어린이임을 일깨워주고 잃어버린 동요를 되찾음으로써 삭막한 정서를 순화시키는데 이들 프로그램이 크게 공헌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반가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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