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속의 불가사의한 힘을 본다|중앙갤러리 만다라대전을 보고- 홍윤식 <원광대교수·불교미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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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중앙일보와 호암미술관이 공동주최한 「만다라대전」은 한국최초의 불화전이라는데 큰뜻이 있다.
우리문화의 전통적 맥을 티베트불화와 비교, 더욱 깊게 이해할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만다라전에 내놓은 불화는 호암미술관·동국대박물관·원광대박물관이 소장한 한국불화 50여점과 일본 서무미술관이 제공한 티베트불화 50여점이다.
이밖에 서울지장암소장의 한군수불 『아미타삼존괘불』 이 전시되어 더욱 관심을 끌었다.
6백여 신도의 시주를 받아 안근석씨 부부가 7년동안 한뜸한뜸 정성껏 수를 놓아만든 수불이다.
만다라란 불화의 한 장르를 일컫는 것-.
불교를 소재로한 불교의 그림으로서의 의미뿐아니라 우리문화의 축적물이란 뜻도 함께 지니고 있다.
만다라는 보기에 따라서는 관념적인 불교미술의 일종이지만그 표현 체계에 접하고 보면 죽음의 세계로부터 삶의 세계로 돌아온듯한 불가사의한 암시를 받고 자유천지에서 사는 느낌을 갖게한다.
이는 만다라가 우주공간에 실재한다고 생각되는 눈에 보이지않는 힘을 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우주공간에 실재하고있다고 생각되는 불가사의한 힘을 표출한 것이 바로 만다라다.
여기에는 시간적·공간적인 모든 문화능력이 포괄되어 전통문화와 연결돼 있다.
신라시대 원효는 바로 이같은 생각을 가지고 천촌만락을 돌아다니며 무애행각을 벌였다.
원효의 가슴속에는 만다라로 가득차 우주공간에 존재하는 불가사의한 힘을 충분히 표출해낼수 있어 그에 의하여 신라문화는 크게 융성할수 있었다.
만다라의 뜻이 이러한 것이기에 이것이 지니는 미의 세계 또한 붙잡아도 붙잡아도 헤아릴수 없는 무진장의 미를 갖는 것이다.
오늘날의 예술중 전위적 패턴의 많은 부문을 만다라의 이론으로 해설할 수 있다.
만다라의 독특한 분석력, 미의 다양성은 현대미술에 있어서도 통하는 바가 있다.
만다라는 시·공을 초월하여 이의 세계와 지의 세계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만다라에는 지적인 정확성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따라서 만다라의 감상에도 지적인 이해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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