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창적 화음…합창이 새경지 보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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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올해는 서양음악사에서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는「요한·제바스티안·바하」의 탄생 3백주년을 맞는 해다. 그리고「헨델」「스카롤탓티」등은 3백주년,「하인리히·슈츠」는 4백주년, 신 음악을 개척한「알반·베르크」는 탄생 1백주년을 맞이했다.
이러한 연고로 올해를 유럽음악의 해로 정하고 온 세계가 유럽음악 축제를 곳곳에서 벌이고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특히「바하」음악에 대한 관심이 점고 되어 1년동안 붐을 이룰 전망이다. 국립합창단은 그 기선을 잡아 3월6일과 7일 국립극장에서 공연을 가졌다.
10여년 전에 창단되어 우리나라 합창음악발전의 큰 몫을 하며 대외적으로까지 널리 알려졌던 국립합창단이 지난2년동안 침체의 늪을 헤매다 금년 과거에 공이 컸던 지휘자 나영수씨를 다시 상임으로 맞고 갖는 첫 연주로『요한 수난곡』을 연주했다.
이 연주는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과 국립합창단의 재출발을 다짐하는 뜻깊은 연주회였다.
쓸쓸하던 장충동 골짜기에도 생기가 다시 돌고 청중들의 열기도 훈훈하여 국립합창단의 르네상스를 기대하게되고 이것은 국립극장 전체의 발전에까지 힘이 이어지고 있다.
나영수 지휘의 국립합창단은 그가 창출할 수 있는 독창적인 합창의 소리를 만들고 있다. 그것은 한국합창의 하나의 새 방향을 유도하는 역할로까지 평가되고 있다. 자연스러운 발성에 기초를 두면서 합창의 아름다움을 추구하고있다.
오키스트러 반주를 맡은 수원시립교향악단과 김정순·김태현 등 독창자들도 참신한 인상이 들었다. 전체적인 조화를 본다면 흠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 공연의 감흥은 매우 컸다.
「요한·제바스티안·바하」는 당시 이탈리아음악의 우세속에 독일음악을 창조한 장본인이다. 「바하」의 독일음악 창조의 그 업적은 한국음악창조의 노력과 연결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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