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영어 카세트 100억 시장을 노린다.| 회화교육붐 타고 급증…무엇이 문제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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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중학영어카세트가 10여개 사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해 중학영어 교과서가 바뀌면서 갑자기 수요가 늘어난 중학영어 카세트는 올해 70만 세트가 팔릴 것이 예상됨으로써 약1백억 원대의 시장을 형성하게됐고 이 시장을 노린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중학영어 카세트의 수요가 늘어난 것은 개편된 새 중학영어교과서가 종래의 문어체중심에서 회화중심으로 크게 방향이 바뀌어 듣기와 말하기가 강조되었기 때문.
또 고입연합고사에 듣기평가가 포함되었고 중학교에서 1년에 몇 번씩 듣기시험을 실시하고 있어 카세트의 필요성이 커졌다. 이와 함께 카세트 기기의 보급이 확대된 데도 원인이 찾아진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중학영어카세트는 시사중학영어·헤임중학영어·민병철중학영어·정철중학영어·삼성중학영어·금성중학영어 등. 그 외에도 고려원·동아·노벨중학영어가 나오고 있다.
카세트의 내용은 교과서판·해설판·강의판 등 3종으로 나뉘어진다. 교과서판은 교재내용만 영문으로 녹음한 것이고 해설판은 영문녹음과 해설·요점정리를 담고 있다.
강의판은 학교에서 강의하는 형식으로 영문녹음과 함께 예문을 들고 문법을 가르치는 등 다양한 내용을 담고있다.
가격은 교과서판이 1만2천원, 해설판이 1만7천원선이고 강의판은 4만∼6만원 수준이다. 10여개 사의 카세트가 경쟁을 벌임으로써 서점에 대한 마진이 30∼40%로 높아 소비자로서는 그만큼 부담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중학영어 카세트의 선두주자는 시사중학영어·정철중학영어·민병철 중학영어 등. 73년부터 영어회화 카세트를 내고있는 시사영어사는 「잉글리시 900」을 낸 미국 「코넬리스」박사 팀에 의해 미국현지에서 슈퍼사운드로 녹음했다. 정철·민병철 영어도 정통 미국영어임을 강조하고있다.
대도시에서는 50%정도, 지방에서도 20%정도의 학생이 카세트를 가지게 됨에 따라 교육현장에서도 카세트의 이용이 많아지고 있다.
서울 청담중교사 정동주씨는 『현행교과서가 듣기·듣고 따라 말하기·대화·말하기 연습 등으로 이루어져있어 카세트와 같은 음성교재없이 수업을 할 수 없게 돼 수업시간에 카세트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씨는 종래와 같은 교과서 만으로의 학습지도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한다.
회화중심의 영어교육에 따라 1대1의 영어교육의 방편으로 카세트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만큼 정확한 영어를 전달하기 위한 녹음자의 선정이 신중해져야 한다. 경쟁적인 제작으로 인한 표준영어가 아닌 내용이 담기는 경우에 대한 우려가 이 때문에 나오고 있다.<임재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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