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대학 신문 비교·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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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미국의 대학신문은 전문지적 성격을 벗어나 지방신문과 경쟁을 하고 있지만, 한국의 대학신문은 대부분 논문 게재나 학교소식 보도에 머무르고 있는 수준이다.
15∼17일 경주에서 열린 전국대학신문주간·교수협의회세미나에서 오영목씨(대구매일신문사회부장)는 한국과 미국의 대학신문을 비교·분석, 이와같이 설명했다.
미국보다 38년 늦게 첫선을 보인 한국의 대학신문은 대부분 학생들에 의해 제작돼 무료로 교내에 배부되는 주간신문. 반면 미국의 대학신문은 학생이 아닌 전문기자에 의해 제작, 부부 15센트로 판매되는 일간신문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한국대학신문의 내용이 주로 학술·논문·문예작품·대학내뉴스인 반면, 미국의 대학신문은 캠퍼스 생활권뉴스를 개발, 지역내 스포츠·레저·정치·외교·사건기사 등을 폭넓게 싣고 있다. 상당수의 대학신문이 AP·UPI 등 통신사와 제휴하는 등의 본격적인 일간지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대학신문이 자주 논문을 전재하면서 특집으로 다루지만, 미국에서는 논문을 전재하는 일이 없고 대신 전문지를 이용한다.
한국 대학신문의 뉴스가 학교행사예고나 결과위주인데다 그나마 주간으로 소식으로서의 가치보다는 기록적 의미가 큰 점도 특징의 하나.
또 주요문제에 대한 심층보도를 통해 현실접근과 아울러 이에 대한 비판의 창구로 이용되고 있다.
미국내 대학신문이 지역의 일간신문과 경쟁하면서 년 5만달러 이상의 광고수입을 올리고 있는 반면, 한국에서는 기껏 도서·외국어강습소 등에 대한 안내광고에 그치고 있다.
이같은 양국 대학신문의 차이는 대학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오씨의 설명이다.
즉 한국의 대학생들은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이 엄격히 구분된 이원적인 구조속에서 지내지만, 미국의 대학생들은 대학촌·대학도시를 중심으로 일원적인 구조의 생활을 즐긴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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