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크지 『실천문학』 이간지로 새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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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금까지 부정기간행물(무크)로 나오던 「실천문학」이 계간문학지로 문공부의 인가를 받았다. 80년7월 「창작과 비평」 「문학과 지성」 두 계간지가 폐간된 후 우리문학을 다루는 계간지로는 햇수로 5년만에 처음으로 인가가 난 것이다.
때문에 「실전문학」의 계간지인가는 앞으로 우리문학의 전개에서 이 계간지가 차지할 큰 비중과 함께 문단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창작과 비평」 「문학과 지성」 이 70년대 우리문학의 양대 지주로서 해왔던 역할은 컸다. 두 계간지는 서로 문학적 입장을 달리하면서 문학의 두 큰 흐름을 이루어왔고 또 서로 보완하면서 문학의 꽃을 피워왔다. 80년의 격동 속에 이 두 계간지가 없어짐으로 해서 우리문학은 구심점의 상실을 겪었다.
그러나 80년대의 문학은 여기에 좌절하지 않는 다양한 무크활동이 폭발적으로 전개되었다. 문화운동의 큰 흐름 속에 문학은 각종 무크지를 통해 백가쟁명의 주장을 내세우면서 문학적으로 큰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이 같은 다양함 속에 아쉬운 것은 결집력의 부족이었다.
이러한 싯점에서 계간「실천문학」의 탄생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실전문학」 발행인 이문구씨 (소설가)는 『현재의 문학이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하는 문제에 대한 자체 점검을 「실천문학」이 한 부분에서 당당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고 계간 「실천문학」 탄생의 의미를 밝히고 있다.
과거 「창비」나 「문지」가 가졌던 것만큼의 위치에 다다를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참여·민중문학의 부분에서 계간지로서의 「실천문학」 이 가지는 영향력과 짐의 크기는 커졌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계간 「실천문학」은 기존의 문학계간지 「문예중앙」과 「세계의 문학」 등에도 자극을 주어 계간문학지 전반에 활기를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계간으로 확대되면서 「실천문학」은 문학 뿐 아니라 문화·예술전반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편집방침을 세우고 있다.
편집위원으로 문학에 최원식씨 (인하대 교수·문학평론가), 미술에 성완경씨 (인하대교수·미술평론가) ,음악에 이건용씨 (서울대교수·음악평론가), 연극에 오종우씨 (극단 연우무대 대표·극작가), 전통연희에 채희완씨(청주대교수), 영화에 이장호씨 (영화감독) 등을 선임했다.
계간 「실천문학」의 탄생은 고은 이호철 이문구 이시영씨 등이 이진희 문공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폐간된 계간지에 대한 복간을 요구하면서 계간 문학지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그 대담의 결과로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천문학」은 85년 봄호로 창간호로 낼 예정이다. <임재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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