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길이를 같게 하라…인물도 바꿔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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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위폐 방지용 새 은행권(지폐) 발행 계획을 발표하면서, 한국은행 인터넷 홈페이지(www.bok.or.kr)와 주요 포털사이트 등에는 새로운 지폐와 관련해 네티즌들의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일단 화폐 크기 축소를 환영하면서도 이 기회에 화폐도안 인물 교체 뿐 아니라 10만원권 등 고액권을 발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선 화폐속 인물을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네티즌 이동주씨는 "이이.이황은 조선시대의 대표적 학자였고 위인임에는 분명하다"면서도 "이들이 연구한 성리학이 중국에 대한 사대주의를 강조하는 학문인 만큼 미래를 향하는 한국의 이미지에는 걸맞지 않으니 교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 "인품이나 업적 등을 고려할때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순신 장군이 지폐 속의 인물로 적합할 것"이라 주장했다.

장정호 씨는 "1만원은 광개토대왕, 5천원은 명성황후, 1천원은 김좌진 장군, 500원은 이순신 장군, 100원은 이사부 장군, 50원과 10원은 통일한국과 무궁화로 넣자"고 제안했다.

액면가는 다르더라도 달러 처럼 화폐의 크기를 동일하게 해야한다는 제안도 많았다.

권영식씨는 "달러에서 알 수 있듯이 일정한 크기의 지폐는 사용하기가 편하고, 보관에도 용이하다"면서 "색상으로 권종(券種)을 구별하는 만큼 화폐들의 크기를 동일하게 해도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조지폐 유통을 방지하기 위해 현재 사용하고 있는 화폐의 사용기간을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네티즌 손화현씨는 "신권이 아무리 위폐 방지의 최신기술을 사용한다해도, 구권을 계속해서 위조한다면 신권 발행의 취지가 무색해 지는 것"이라면서 "구권의 상거래 사용기간을 정하는 대신, 그 기간 이후에는 은행에서 신권으로 바꿔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지적했다.

리디노미네이션, 고액권발행 등은 유야무야되고 지폐도안만을 바꾸겠다는 한은의 방침에 반발하는 입장도 있었다.

자신을 시장상인이라 밝힌 이경신씨는 화폐교체 대신 고액권 발행을 주장했다.

이씨는 "지폐들을 새로 만들어도 결국엔 다시 위조지폐가 나돌게 될 것"이라면서 "10만원권 수표가 현금처럼 유통되는 것이 현실인만큼 차라리 위조 방지 기술을 총동원해 10만원권을 발행하는 것이 옳을 것"이라 말했다.

박병일 씨는 "지금 새 돈을 만들어 낸다고 해도 얼마 가지 않아 또다시 화폐개혁을 하느니 하는 말이 나온다면 어차피 돈 들일 것 한번에 하는게 어떨까요"라고 제안했다.

한편 일부 네티즌들은 한은이 일본에 로열티를 주고 새로운 위조지폐 방지기술을 사오는 것을 비난했다.

김용찬씨는 "우리 경제의 근간인 화폐를 쓸때마다 일본에 로열티를 주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잠재적인 적국인 일본이 우리나라 위폐를 대량으로 제작해서 유통시키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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