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원 상금 걸고 수익률대회 개인투자자 유치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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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지난 3월 초 미래에셋증권은 주가가 오를 것으로 판단해 전국을 돌며 개인투자자 대상의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종합주가지수는 예상대로 3월 중순 이후 상승세를 탔다. 그런데도 개인들은 요지부동이었다.

이처럼 시큰둥한 개인들을 증시로 끌어들이기 위해 증권사들이 투자설명회를 늘리고, 갖가지 아이디어를 동원한 투자수익률 대회를 여는 등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올 상반기에만 1백38회의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메리츠증권은 수익률 게임을 벌여 입상자에게 승용차.노트북 등을 나눠주는 행사를 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압구정지점은 지점 앞 여유 공간에 휴식공간을 마련해 고객에게 음료를 제공하고 있다.

◇늘어난 투자설명회=주요 증권사들은 올 상반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0% 많은 투자설명회를 열었으며, 이달에는 회사별로 10회 이상의 설명회를 계획하고 있다.

설명회의 모습도 많이 바뀌었다.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 김동준 차장은 "최근 장세가 종목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개인들도 개별 종목에 대해 점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이 투자설명회에 나가는 경우도 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본사 차원의 설명회는 물론 지방의 지점에서도 방문해달라는 요청이 많다"며 "분석 업무에 설명회까지 겹쳐 쉴 틈이 없다"고 말했다.

선물.옵션 등 주식 관련 파생상품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평소 쉽게 접할 수 없는 파생상품에 대한 설명이나 올바른 투자수칙 등을 설명회에서 많이 질문한다"고 밝혔다. SK.키움닷컴.제투증권 등은 단발성 교육보다 교육 일정을 미리 만들어 일정 기간 맞춤식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다양한 투자수익률 대회=증권사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많게는 수억원대의 상금을 걸고 수익률 대회를 잇따라 개최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3~5월 수익률 대회를 진행한 결과 약정액이 8천5백억원 증가하는 등 효과가 좋았다고 판단하고 2차 대회를 다음달 1일까지 실시한다.

동원증권은 예탁자산 5백만원 이상의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선착순 3백명을 대상으로, 대우증권은 주식.선물 등 5개 분야별 1등에게 최고 3천만원의 상금을 주는 수익률 대회를 개최한다. 또 굿모닝신한증권도 하반기에 이같은 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수익률 대회를 통해 매출 상승을 기대하기보다 개인들의 증시에 대한 관심을 높이려는 측면이 더 강하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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