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금년 주력사업] 경공업 합작 유치활동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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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북한 무역성이 오는 15일부터 22일까지 평양에서 중국 베이징(北京)의 한 경제단체와 공동으로 무역 투자 상담회를 열 것으로 2일 알려졌다. 이번 상담회는 최근 경제개혁조치와 연관해 북한이 긴급히 필요한 외화 획득을 위해 펼치고 있는 사업의 일환으로 풀이되며, 투자유치 대상은 수자원개조공사.농업용 화학비료.비단 가공설비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KOTRA 측은 "투자 상담회 참가자들은 북한 기업인들과 함께 현지 시찰을 한 후 합작분야에 대해 구체적인 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북한의 은하무역총회사 관계자와 만나고 돌아온 중국의 한 무역업자는 "북한이 자본주의권과 경제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의류 등 경공업분야를 중심으로 합작회사 설립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최대 섬유.의류 무역회사인 은하무역총회사는 지난 4월 중순 3명의 사절단을 파견해 이집트 카이로에서 일주일간 교역 상담을 벌이기도 했다.

KOTRA 카이로 무역관 보고에 따르면 당시 이 사절단은 작업복.셔츠.스포츠웨어. 재킷 등 의류완제품의 대(對)이집트 수출에 관심을 갖고 현지 합작투자회사.의류수입업체 등과 상담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앞서 북한은 브라질 상파울루, 러시아 모스크바 등지에서 열린 수공예전시회에도 대표단을 파견했다.

북한 당국과 기업의 이 같은 움직임은 올해 북한 내각이 해외 합작을 올해의 주력사업방향으로 설정한 것과 관련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경공업성 민일홍 부상은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가 발행하는 잡지 '조국'3월호와의 회견에서 "옷가공 분야에서 다른 나라와의 합영.합작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경공업성에서는 올해 동아시아와 유럽의 여러 나라들과합영.합작을 대대적으로 할 것을 계획하고 그 실현을 위한 준비사업을 착실하게 짜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이 중국.동남아.아프리카 등의 국가와 경공업분야 합작회사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우선 북한 자체의 기술수준이 높은 분야의 합작을 통해 향후 대외 경제교류를 확대해 나갈 수 있는 노하우를 쌓으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홍익표 연구위원은 "경제개혁을 원만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외화획득과 생산량 증대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북한 당국은 경공업분야의 수출 확대, 해외 투자 유치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외화획득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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