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키 파울러 HSBC 챔피언십 우승…과대평가 꼬리표 떼나

중앙일보

입력

세계랭킹 6위 리키 파울러(미국)가 유러피언투어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24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골프장에서 끝난 대회 최종 라운드. 파울러는 4타를 줄여 최종 합계 16언더파로 우승을 차지했다.

3타 차 선두로 출발한 파울러는 쉽지 않은 우승 경쟁을 했다. 1,2번 홀 연속 버디가 나와 멀리 달아나는 듯 했지만 7번 홀(파3)에서 치명적인 더블보기를 범했다. 티샷이 러프와 모래 지역 사이에 떨어졌고, 두 번째 샷을 자갈밭 쪽으로 보내는 실수가 나오면서 2타를 잃었다.

흔들리는 듯 했던 파울러에게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 바로 다음 홀인 8번 홀(파5)에서 벙커에서 친 세 번째 샷이 홀로 빨려들어가 이글이 되면서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후로도 아슬아슬한 상황이 이어졌다. 16번 홀까지 파 행진이 이어진 사이 동반 라운드를 펼친 토마스 피터스(벨기에)가 추격해왔다. 지난 해 유러피언투어에서 평균 307야드의 드라이브 샷을 기록한 피터스는 장타의 우위를 앞세워 간격을 좁혀왔다.

16번 홀이 끝났을 때 파울러와 피터스의 타수는 1타 차.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17번 홀(파4)에서 다시 기적같은 샷이 나왔다. 프린지에서 웨지를 들고 굴린 칩샷이 그대로 홀에 빨려들어간 것.

2타 차로 한숨을 돌린 파울러는 18번 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렸지만 파로 막아내면서 입이 타들어가는 치열한 승부를 끝냈다. 피터스는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려 마지막 기회를 살리려 했지만 10m 이글이 홀에 살짝 미치지 못하면서 1타 차 2위로 대회를 마쳤다.

파울러는 이 대회에 출전한 선수 중 조던 스피스(1위), 로리 매킬로이(3위), 헨릭 스텐손(5위)에 이어 세계랭킹이 네 번째로 높다. 그러나 그의 우승 가능성을 높게 점친 이는 많지 않았다. 파울러는 지난 해 투어 동료들이 뽑은 가장 과대 평가된 선수로 뽑히는 달갑지 않은 뉴스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우승으로 파울러는 그런 꼬리표를 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회에서만 4번의 준우승을 했던 매킬로이는 최종일 3타 차 공동 3위로 출발해 우승을 노렸다. 그러나 전반 9홀에서 1타를 잃었다. 우승 가능성이 희박해진 매킬로이는 후반 9홀에서 뒤늦게 폭발했다. 17번 홀까지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줄인 뒤 18번 홀에서 6m 이글을 넣었다. 합계 14언더파로 스텐손과 함께 공동 3위다.

공동 3위로 출발해 시즌 첫 승이자 통산 2승에 도전했던 안병훈도 전반 부진이 아쉬웠다. 12번 홀까지 버디는 1개에 그치고 더블보기 1개, 보기 2개로 3타를 잃었다. 안병훈은 마지막 6개 홀에서 4개의 버디를 잡아 11언더파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세계랭킹 1위 스피스도 10번 홀까지 버디 2개와 보기 2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그러나 후반에 4타를 줄여 11언더파 공동 5위에 오르면서 체면치레를 했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PGA 투어 3승, 유러피언투어 1승을 거뒀지만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던 리키 파울러. 그러나 이번 우승으로 그런 꼬리표를 떼게 됐다.[사진 유러피언투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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