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원유철·이종걸, 법안 타결 못하면 낙선시켜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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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원내 지도부가 오늘 막바지 민생·쟁점 법안 협상을 벌인다고 한다. 양당의 협상대표는 원유철·김정훈·조원진(이상 새누리당)·이종걸·이목희·이춘석(이상 더민주) 의원이다. 벼랑 끝에 갈 데까지 가 또다시 돌멩이 위에 올라선 형국이니 협상 대표들은 오늘도 실패하면 모두 절벽에서 떨어질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유권자는 협상 의원들의 이름을 기억해놨다 법안 타결에 실패하면 이들을 제일 먼저 총선의 낙선 대상에 올려야 한다. 정치는 동기나 과정이 아니라 실적과 결과로 결판 내는 것이다. 역대 최악의 19대 국회를 최종 순간까지 망친 원내 리더들을 응징하는 게 당연하다.

 이들은 그제 ‘기업활력제고 특별법안’(원샷법)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나머지 합의해야 할 법안은 노동4법안, 테러방지법·북한인권법안이다. 여야가 7개월간 끌어온 원샷법을 타결한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동안 더민주는 재벌 일가의 편법상속에 악용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이 법안의 발목을 잡다가 빗발치는 여론 압박에 한발 물러났다. 더민주의 문제의식은 시대 변화를 읽지 못하는 과잉 이념의 오류에 빠져 있다. 시도 때도 없이 모든 영역에서 반재벌·반대기업의 큰 칼을 휘두르다가 기업가 정신, 일자리 창출, 구조조정 같은 창조적 혁신까지 베어버렸다.

 더민주는 자기들 지지층이 반재벌·반대기업만 외치면 무조건 환호할 것이란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제 유권자는 철 지난 명분과 구호정치, 국회·정부·국가의 의사결정 능력을 마비시키는 정치, 시장을 못살게 구는 정치를 심판하는 쪽으로 마음을 바꾸고 있다. 더민주가 원샷법에 합의해준 건 법안 처리에 적극성을 보이는 국민의당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더민주는 스스로 혁신하지 못하고 외부 상황에 끌려가는 데 익숙하다. 이번 막판 협상에서만큼은 그런 폐습을 버리길 바란다. 새누리당도 집권세력으로서 국정의 최종 책임을 지고 있는 만큼 일부 양보를 해서라도 반드시 주말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 양당 대표들은 방문을 걸어 잠그고 6개 법안을 일괄타결하지 못하면 밖에 나올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그게 19대 국회 최소한의 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