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중부경찰서는 1년 넘게 자신을 쫓아다니던 40대 남성을 의자에 묶어 살해한 혐의로 남모(23·여)씨를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남씨는 지난 15일 오후 7시쯤 김해시 서상동에 있는 자신의 집 거실에서 A씨(43)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남씨와 A씨는 2014년 12월 남씨 어머니가 운영하는 미용실에서 만나 알게 됐다. A씨는 남씨 어머니와 봉사활동을 같이하며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첫 만남 이후 A씨는 남씨에게 ‘사랑한다’ ‘보고싶다’ 같은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하며 만나줄 것을 요구했다. 남씨 어머니가 운영하는 미용실과 집 주변에도 자주 찾아왔다. 남씨는 A씨의 이런 행동에 거부감을 표시했지만 1년 넘게 지속됐다.
남씨는 지난 15일 만나자는 A씨의 요구에 “묶여 있어도 괜찮다면 집에 들어오게 해주겠다”는 조건을 달고 A씨를 집 안으로 불러들였다. A씨를 의자에 묶은 남씨는 “더 이상 날 쫓아다니지 말라”고 요구했다. A씨는 거부했다. 화가 난 남씨는 흉기로 A씨의 가슴과 다리·복부 등을 찔러 숨지게 했다. 남씨는 “사람을 죽였다”며 스스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에서 남씨는 “A씨가 돌변해 덮칠 것으로 우려해 빨랫줄로 묶은 뒤 대화를 나누다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남씨는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어 약을 복용했지만 정신 질환 판정을 받을 적은 없다.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김해=유명한 기자 famou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