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기전망 엇갈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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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하반기 제조업 경기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29일 자동차.반도체 등 11개 주요 업종을 조사한 '2003년 상반기 실적 및 하반기 전망'에서 "하반기에는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띨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이날 펴낸 7월 중 업황전망 건강도지수(SBHI)는 79.1로 지난해 4월 조사한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SBHI가 1백을 넘으면 경기가 전월보다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는 업체가 더 많고, 1백 아래면 나빠질 것으로 보는 업체가 많다는 뜻이다.

산자부의 낙관적인 하반기 전망은 반도체와 정보통신 등의 성장에 힘입어 수출이 올 하반기 활기를 나타낼 것이라는데서 기인했다. 올 상반기에 생산 측면에서 3.3% 성장(지난해 동기 대비)에 그친 반도체가 올 하반기에는 23.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인텔이 야심적으로 내놓은 PC용 반도체 칩셋인 '스프링데일'로 인해 D램 반도체의 생산과 수출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반도체 외에도 가전(12.8%).정보통신(21.2%).중전기기 및 전선(19.9%) 등 4개 업종의 생산은 올 하반기에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산자부의 최준영 산업정책국장은 "하반기에도 내수가 회복되기는 어렵겠지만 정보기술(IT) 경기 회복, 사스 진정, 고성장하는 중국 경제 등에 힘입어 수출이 활기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기협중앙회가 중소 제조업체 1천5백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 경기전망 조사'는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악의 결과였다. SBHI는 지난해 11월 90대로 떨어진 뒤 지난 4월부터는 80대였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70대로 밀렸다. 7월 전망지수를 항목별로 보면 ▶생산(81.3)▶내수(77.5)▶수출(81.5)▶자금조달 사정(79.4) 등 대부분 항목이 전월보다 악화됐다.

제품 재고수준(111.8)도 올 들어 최고치를 보여 재고 누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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