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이 당장 급한 불 … 서비스 산업 키워 고용 늘려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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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9호 6 면

“단기적으로 경기를 살리고, 중·장기적으로 구조개혁을 통한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새 경제팀이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과제에 대해 금융전문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 추세, 중국 등 신흥국 경기둔화 우려 등 국내외 경제환경이 복잡하게 얽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를 방어하기보다 뚫고 나갈 경제정책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유일호 후보자의 첫 번째 숙제는 경기 불씨를 살리는 일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 교수는 “내년 개별소비세 인하 등 소비진작책이 사라지면 경제성장률은 다시 2%대로 떨어질 것”이라며 “정부는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확장적 재정정책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 원장은 “개인은 물론 기업도 투자를 줄 이다 보니 정부 재정에 의존하면서 정부 빚이 빠르게 쌓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물 경기를 띄울 방법으로 정부가 기업 투자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윤경제연구소 소장)은 “투자를 안 하는 기업에 세금을 매기는 기업환류소득세제 방식으로는 투자를 촉진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기업이 투자할 곳을 찾아서 규제를 풀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늘어나는 서비스 산업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키워야 할 것”이라며 “숙박시설을 짓고 케이블카를 세우면 이곳에 돈이 몰리고 일자리가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익 교수는 리디노미네이션(화폐 단위 변경) 정책이 실물 경기 부양책으로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리디노미네이션이란 한 나라에 통용되는 화폐의 액면가를 낮추는 것을 말한다. 김 교수는 “화폐 단위가 낮아지면 싸 보이기 때문에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가 늘어난다”며 “현금입출금기(ATM) 등 금융기기가 바뀌면서 금융회사도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경기부양과 함께 구조개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한계에 부닥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신 원장은 “기업 구조조정을 독려하기 위한 법안은 국회에 발목이 잡혀 있어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며 “중국의 부상 등 빠르게 바뀌는 대내외 경제 환경에 맞춰 하루빨리 구조개혁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원장은 “현제 국내외 경제 상황은 세계 금융위기 수준까지 와 있다”며 “현재 경제 상황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위기 대책을 세워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새 경제팀은 성장만 신경 쓸 수도 없다. 미국 금리 인상 이후 가계부채 부담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이 내년 금리를 서너 차례 인상할 때 한국이 금리를 낮추거나 동결하면 금리 격차로 자금 유출이 심각할 수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을 주문했다.


염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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