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김정일의 총애받은 북한 남성합창단·북한판 소녀시대와 중국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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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주요 악단들이 중국을 친선 방문한다. 그동안 경색된 북중 관계가 민간 교류를 시작으로 해빙될 조짐이다.

조선중앙통신은 8일 “공훈국가합창단과 모란봉악단이 10~15일 중국을 친선 방문해 공연을 한다. 이번 방문은 조·중 두 나라 인민들의 친선의 정을 두텁게 하고 문화예술 교류를 발전시키는 데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통신은 그러나 두 악단이 방문할 중국의 도시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공훈국가합창단은 북한의 대표적인 남성합창단으로 김정일의 총애를 받았다. 고난의 행군 기간인 1996~99년에도 김정일이 30여 회에 걸쳐 공연을 관람했을 정도다. 북한의 TV나 라디오에서 방송 시작을 알리는 노래인 ‘김정일장군의 노래’ 도 이 합창단이 부른다. 또 해외 국빈들의 축하 공연이나 당군 창건일, 지도자 생일 등의 특별 공연에도 이 합창단이 참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모란봉악단은 김정은의 지시로 2012년 만들어진 여성 10인조 밴드로 북한의 ‘소녀시대’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하이힐에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노래하고 연주하는 서구식 악단이다. 지난 9월에는 단원 가족들의 비리 등 문제로 악단 해체설이 나돌기도 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북중 관계는 2013년 초 북한의 3차 핵실험과 그해 말 북한의 대표적 친중파인 장성택 처형 등으로 고위급 교류가 전면 중단됐다. 그러나 지난 10월 중국의 권력 서열 5위인 류윈산(劉雲山) 정치국 상무위원이 북한의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면서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chkc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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