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역별 반영 비율 대학마다 달라 … 가산점도 따져봐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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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입시 경쟁이 시작됐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끝났지만 이번 주말엔 대학별 고사가 대대적으로 치러지며, 내년 2월 정시 합격자 발표까지 넉 달간의 입시 일정이 이어진다. 올해 수능은 역대 최악의 ‘물수능’이었던 지난해만큼은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어려운 수준은 아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보통 평이한 수능에선 변별력이 낮아 동점자가 많이 나오고 표준점수 차가 줄기 때문에 입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그럴수록 영역별 반영 비율과 가산점 등을 분석해 자신에게 유리한 입시 전략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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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능 가채점 결과는 전략을 세우기 위한 ‘첫 단추’다. 이를 통해 자신의 점수와 상대적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시 지원 학생은 당장 14일부터 시작하는 대학별 고사에 응시할지부터 결정해야 한다. 신동원 휘문고 교감은 “평소보다 시험을 잘 봤다면 소신 지원을 위해 대학별 고사에 응하지 않는 것도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가채점 따라 수시 응시 여부 결정
대학 홈피‘선행학습평가’에 있는
구술면접 등 기출문제 참고해야
정시는 학생부 반영 비율도 변수
수능 이후 기말고사에 최선 다해야

 만약 가채점 결과가 평소 성적보다 낮게 나왔다면 논술 등 대학별 고사에 집중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먼저 올해 도입된 각 대학의 ‘선행학습영향평가’ 보고서를 살펴보길 권한다. 이만석 경기고 진학담당 교사는 “대학 홈페이지마다 올 3월 30~31일자로 보고서가 올라 있는데 여기엔 지난해 논술과 구술면접 기출문제가 있고 문제마다 교과서의 어느 내용에 해당하는 부분인지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 신동원 교감은 “대학별 고사의 출제 범위는 고교 교육과정으로 제한돼 있기 때문에 쟁점이 되는 이슈 중심으로 수능 교재를 훑어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정시 지원 때는 대학마다 상이한 영역별 반영 비율과 가산점 여부를 반드시 살펴야 한다. 같은 점수를 받았더라도 지원하는 대학에 따라 유불리가 갈린다. 예를 들어 서울대 자연계열은 국어A·수학B·영어·탐구 반영 비율이 각각 25·30·25·20%지만 연세대는 20·30·20·30%다. 국어A·영어를 잘 봤다면 서울대가, 탐구 성적이 잘 나왔다면 연세대가 유리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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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입시업체 등이 제공하는 배치표는 참고만 하되 맹신해선 안 된다. 배치표는 보통 국·영·수·탐구영역을 균등하게 25%씩 단순 합산하기 때문이다. 윤상형 영동고 진학담당 교사는 “변별력이 낮을수록 미세한 차이가 당락을 가른다. 응시 대학이 활용하는 지표가 표준점수인지 백분위인지, 동점자 처리 기준은 어떻게 되는지까지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시에선 원점수 대신 표준점수나 백분위를 바탕으로 해야 정확한 전략을 세울 수 있다. 특히 선택과목의 난이도에 따라 표준점수가 달라지는 탐구영역이 대표적이다. 표준점수는 난이도가 높을수록 최고점이 높아진다. 똑같이 만점을 받았더라도 과목에 따라 개별점수가 달라질 수 있다. 지난해 이공계 우수 학생들이 많이 몰린 연세대 의예과 정시에선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낮은 과목을 선택했던 수능 만점자 3명이 1차 발표에서 떨어졌다.

 학생부의 반영 비율도 감안해야 한다. 수도권 소재 대학은 학생부의 비중이 낮지만, 변별력이 떨어진 쉬운 수능에선 학생부 성적의 미세한 차이가 합격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동점자 처리 기준으로 학생부 교과 성적을 활용하는 학교도 많다. 이 때문에 수능 이후 기말고사에 최선을 다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만석 교사는 “정시에 학생부를 보는 대학은 3학년 2학기의 성적이 포함된다. 대입에 재도전할 경우 내년 수시 모집에도 3학년 2학기 성적까지 반영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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