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스마트폰 들고 골목에서 '손목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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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중인 차량에 고의로 손목을 부딪치는 이른바 ‘손목치기’ 수법으로 수리비 등을 뜯어낸 20대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4년여 동안 110여 명에게 10만~20만원씩 3천여만원을 받아냈다.

경기 수원중부경찰서는 22일 사기 및 공갈 혐의로 이모(26)씨와 조모(27)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 등은 지난달 1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주택가 골목에서 A씨(22·여)가 운전하던 아반떼 승용차의 조수석 사이드미러에 일부러 손목을 들이대며 들고 있던 스마트폰을 떨어뜨린 뒤 “휴대폰 액정에 금이 갔다”며 수리비 10만원을 받아낸 혐의다. 이들은 이런 수법으로 2011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4년4개월 동안 112명의 피해자와 보험사로부터 치료비와 수리비 명목으로 3천여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동네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차가 서행하는 주택가 골목만 골라 다녔다. 운전석과 조수석 양쪽에서 같은 방향으로 길을 걸어가며 주행 공간을 좁게 만든 뒤 잘 보이지 않는 조수석 쪽 사이드미러에 부딪치는 수법을 사용했다. 이들이 떨어뜨린 휴대전화도 이미 고장나 있는 것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경미한 사고의 경우 대부분 보험을 접수하는 대신 현금으로 피해 보상을 한다는 점을 노렸다”며 “뜯어낸 돈은 대부분 유흥비로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수원=박수철 기자 park.suche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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