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세 김종덕, 최고령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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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덕(나노소울.사진)이 17일 제주 스카이힐 골프장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투어 개막전 스카이힐 오픈에서 우승했다.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4, 보기 3개로 1언더파를 기록한 그는 합계 2언더파로 141명 출전 선수 중 유일하게 언더파를 쳤다. 2위와 9타차의 압도적 우승이면서 국내 최고령(44세) 우승 기록(이전 최상호.41세.1996년 영남오픈)도 깼다.

마치 10년 전 경기를 보는 듯했다. 젊은 선수들이 우승권에서 줄줄이 밀려나고 김종덕.최상호(50.빠제로).박남신(46.테일러메이드)이 챔피언 조에서 경기했다.

세 노장은 그게 즐거웠는지 1번 홀 티샷을 앞두고 손을 맞잡고 '파이팅'을 외치기도 했다. 그러나 최상호.박남신은 이날 똑같이 8오버파 공동 3위에 머물렀다. 최상호는 첫 홀 버디로 김종덕에 2타차까지 쫓아갔다가 3번 홀에서 트리플 보기로 무너져 아쉬움을 남겼다.

아마추어 허인회(18.서라벌고3)가 최종일 코스레코드인 5언더파를 쳐 합계 7오버파 2위를 기록했다.

?덕 많은 김종덕=97년 일본에 진출한 김종덕은 최경주(나이키골프).허석호(농심).양용은(카스코)과 올해 일본투어 시드를 딴 장익제(하이트) 등 후배들에게 도움을 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양용은은 "지난해 일본에 처음 갔을 때 일본어를 못하는 나를 위해 김종덕 선배가 숙소.식사.교통수단 등은 물론 스윙 교정까지 세심하게 도와줬다. 그가 없었다면 나의 일본 2승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덕은 "처음에 일본에서 고생할 때 재일동포 사업가 최종태씨가 '일본에서 성공해 일본에 온 한국의 후배들을 도와주라'면서 뒷바라지해 준 은혜를 갚는 것일 뿐"이라고 겸손해 했다.

제주=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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