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480종 단풍의 향연, 곤지암 화담숲 가을에 물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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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지암 화담숲 입구.

나무의 색 잔치는 가을철 최고 유희다. 올해도 어김없이 단풍을 찾아 가을 산을 찾게 될 터지만 사람 구경만 하다 오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아직 사람들에게 덜 알려진 단풍 명소를 물색하는 이들에게 제격인 장소가 있다. 경기도 광주 곤지암리조트 내 ‘곤지암 화담숲(hwadamsup.com)’이다. 곤지암 화담숲은 국내에서 가장 다양한 단풍나무 수종을 보유한 수목원이다.

산기슭을 따라 자리한 비밀의 숲

곤지암 화담숲은 2010년 ‘슬그머니’ 문을 연 수목원이다. 여느 여행지의 다른 볼거리와 달리 떠들썩하게 등장하지 않았다. 자연 생태계 복원과 보호를 위한 LG상록재단의 공익사업으로 조성한 숲이라 관광지보다는 연구실에 가깝다. 해서 아는 사람은 알아서 찾아가는 명소가 됐어도 한적한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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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이 내려앉은 곤지암 화담숲 풍경. 모노레일을 타고 수목원의 깊숙한 곳까지 들어갈 수 있다.

곤지암 화담숲은 곤지암리조트 안에 있다. 정광산(563m)에서 내리뻗은 산자락에 스키 슬로
프가 늘어서 있고, 슬로프 오른쪽 발이봉 기슭에 수목원이 따로 들어앉아 있다. 산골짜기에 터를 잡아 외부에서 수목원이 훤히 들여다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면적은 16만㎡나 된다.

면적이 넓다고 해서 겁먹을 필요는 없다. 곤지암 화담숲은 들어가는 입구부터 여느 수목원과 차이가 난다. 물론 두 발로 걸어서 들어갈 수 있지만 곤지암리조트 E/W빌리지 옆에서 리프트를 타면 쉽게 다다를 수 있다. 곤지암 화담숲은 산기슭을 따라 자연스럽게 조성된 수목원이기 때문에 경사가 가팔라 어린이와 노약자가 걸어서 구경하기에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30억원을 들여 모노레일을 설치했다. 모노레일을 타고 비밀의 숲 깊숙한 곳으로 향하는 기분이 남다르다.

480종의 단풍이 빚어내는 색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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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0종의 단풍나무를 구경할 수 있는 곤지암 화담숲.

곤지암 화담숲에는 현재 17개 테마원에서 식물 4300여 종 80만 본이 자라고 있다. 그중에서도 수목원이 자신 있게 선보이는 공간은 국내 최다 품종을 보유한 단풍나무원이다. 수목원 입구에서 ‘숲 속 산책길’을 따라 30분을 걸어가면 만날 수 있다. 면적 1만3100㎡에 이르는 단풍나무원에는 약 480종류의 단풍나무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단풍나무의 종류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가을 화담숲의 색감이 다채롭다는 뜻이다. 붉디붉은 당단풍나무, 봄부터 발그스름한 홍단풍나무, 잎사귀가 공작 꼬리를 닮아 ‘공작단풍’이라고도 불리는 세열단풍나무 외 고로쇠나무·산겨릅나무 등등 저마다 개성 있는 색감을 뽐내는 단풍나무가 10월부터 11월까지 수목원 곳곳을 환하게 물들인다. 특히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내장산에만 자생하는 내장단풍나무를 만날 수 있어 더 반갑다. 앙증맞은 잎이 유독 붉은색을 띠기에 가장 아름다운 단풍나무로도 손꼽히는 수종이다.

곤지암 화담숲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단풍나무로 추정되는 단풍나무도 구경할 수 있다. ‘천년단풍’이라는 이름이 붙은 단풍나무는 높이가 12m를 훌쩍 넘는다. 족히 200살은 먹었을 나무가 수목원 입구에서 위풍당당하게 나들이객을 맞는다. 입장료 어른 9000원·어린이 6000원, 모노레일 이용료 어른 4000원·어린이 3000원. 031-8026-6666.

이번 가을에는 곤지암 화담숲에서 쌓은 추억을 되살려 ‘화담숲 이야기 공모전’에 도전해 볼 수 있다. 곤지암 화담숲 17개 테마원에서 만날 수 있는 동식물을 주제로 시·수필 등의 창작 글을 응모하거나 캐릭터·아이디어 상품 등의 디자인 기획을 제출해도 된다. 30작품을 선정해 총 4000만원의 상금을 지급한다. 10월 31일까지 공모전 홈페이지(hwadamsup-stroy.com)에서 접수할 수 있다.

글=양보라 기자 bora@joongang.co.kr
사진=곤지암리조트,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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