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당권 '6박전' 시동] 서로 치고 받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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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대표 경선에 나선 후보들의 TV토론 대결이 본 궤도에 올랐다. 후보 등록 다음날인 12일 6명의 후보는 오전엔 SBS 토론, 오후엔 부산 MBC 초청토론에 나서 서로 물고물리는 논전을 폈다.

후보 등록 이전의 방송 토론과는 양상이 달라졌다. 경쟁자들에 대해 면전 비난을 서슴지 않았고, 때론 목청도 높였다.

SBS 토론에서 최병렬(崔秉烈)의원은 서청원(徐淸源)의원이 주장한 국정참여론에 대해 강재섭(姜在涉)의원에게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비난 발언을 유도했다.

그러자 徐의원은 "선배인 崔후보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제가 제기한 문제를 남의 입을 빌려 공격하는 건 점잖치 못하다"고 받아쳤다.

6.10 항쟁을 거론하면서 김덕룡(金德龍)의원은 당시 민정당에 몸담았던 姜의원을 향해 "3040세대와 호흡해 보지 않은 사람"이라고 공격했다. 姜의원은 "金의원의 시각이 편중돼 있는 것 같다"며 "6.29 선언문을 기초한 사람이 바로 나"라고 반격했다.

姜의원은 영국 노동당이 토니 블레어를 앞세워 집권한 사실을 들며 崔의원에게 "젊은 후보를 뒤에서 도와줄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崔의원은 "우리는 대통령 후보를 뽑는 게 아니라 당 대표를 뽑는 것"이라며 "국정 경험없이 검증 안된 젊은 사람이 당대표를 한다고 국민이 한나라당이 바뀌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되받았다.

후보들은 유권자들의 감성에도 호소했다. 김형오(金炯旿)의원은 "아내와 자식에게 부끄러운 정치인이 되지 않겠다"라고, 姜의원은 "대선 개표날 밤의 고통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세대교체를 역설했다.

이재오(李在五)의원은 "기둥과 서까래.대들보도 바꾸자"고 했고, 崔의원은 "며칠 전 후원회에 그렇게 많은 분이 오실지 몰랐다"며 은근히 세를 과시했다.

김덕룡 의원은 "이 당은 이회창.조순.김덕룡이 만든 당인데 두 분은 떠났고 남은 제가 당을 구하겠다"고 했다. 徐의원은 "노숙자들이 신문지 깔고 새우잠 자는 모습을 봤다"며 경제 살리기를 주장했다.

◆방송 토론 일정=후보들은 투표일인 24일까지 전북 TV토론(16일).강원 MBC(19일).KBS(21일).충북 TV토론(22일) 등 네 차례의 방송 토론을 남겨놓고 있다.

박승희 기자

<사진 설명 전문>
12일 밤 부산MBC 주최로 열린 한나라당 대표 경선 6인 후보 합동토론회에 앞서 후보들이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병렬.강재섭.김형오.김덕룡.서청원.이재오 의원. [부산=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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