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바이오株…거품인가 숨고르기인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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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며칠간 바이오의약품 관련 주가가 요동쳤다. 지난 24일 삼성의 바이오시밀러 'SB4'가 9월 판매허가를 받을 거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제히 오르더니, 바로 어제(27일)는 폭락했다.

표면적으로는 '중국증시 폭락'과 '미국 바이오주 부진'이 원인이라지만 그간 제기됐던 바이오주에 대한 '고평가론'이나 '거품론'을 배제할 순 없는 분위기다.

우선 24일 바이오 관련 주가가 급등한 원인을 보자. 바이오산업을 천명한 삼성이 드디어 첫 발을 떼는 거냐는 기대감이 근거였다. 소문의 출처를 따라가 보면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위 관계자의 발언이 있다. "오는 9월 삼성의 첫 작품이 판매허가를 받을 것"이라는 나름의 '고급정보'였던 셈이다.

그러나 식약처의 공식발언은 아니다. 해당 관계자가 누군지도 식약처는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정보의 신빙성을 떠나서도 판매허가가 '유력'할 뿐 현 시점에선 허가가 완료되지 않았다는 게 '팩트(fact)'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몇 일간 바이오산업 관련 동향은 과열된 면이 있다. 단순히 삼성이 바이오산업을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 꼽았다고, 식약처 관계자의 발언이 기대감을 높인다고 해도 바이오산업의 미래가 밝다고만은 볼 수 없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삼성은 어디까지나 후발주자일 뿐이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유럽에서 선전 중인 셀트리온과는 3년 이상의 기술격차가 난다. 여기에 전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 매출의 80%를 점령하고 있는 산도바, 테바, 호스피라를 합치면 나아갈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그럼에도 삼성은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매출을 각각 9500억원, 8500억원까지 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있다.

그러나 지난해 양사의 매출은 1000억원이 채 되지 않았다. 불과 5년 새 20배에 가까운 매출 신장이 있어야만 가능한 수준이다. 삼성바이어에피스가 나스닥에 상장되고(내년 3월 목표) 15만 리터 규모의 제2공장이 본격 가동된다하더라도 이는 경쟁사들과 같은 선상에 서는 것일뿐, 우위를 점하는 건 아니다.

게다가 바이오시밀러 자체가 가진 한계도 고려해야 한다. 바이오시밀러는 제조업과는 차이가 크다.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일반 제네릭 개발과 비교했을 때 바이오시밀러는 투입비용 대비 성공 가능성이 낮다.

오리지널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다곤 하지만, 가치에 있어 오리지널을 뛰어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보수적인 의학계에선 여전히 바이오시밀러의 안전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이 올해 들어서야 처음으로 바이오시밀러의 판매를 허가해줬다는 점이 그 증거다.

삼성과 셀트리온을 필두로 한 '바이오 붐'이 반짝 호황에 그치지 않으려면 보다 냉정하면서도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바이오산업의 명과 암을 정확히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술력 없이 규모만으로는 시장을 선도하기 어렵다. 바이오산업이 '제2의 반도체 신화'가 되기 위해선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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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구 기자 kim.jingu@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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