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돌부처’ 고우석 … 위기의 충암 구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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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2-2이던 9회 말 2사 2루. 대타로 타석에 들어선 충암고 1학년 김대원(16)의 방망이가 벼락같이 돌아갔다. 우전안타. 2루 주자 김동호(16)가 홈을 밟았다. 더그아웃에 있던 충암고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달려나와 환호했다.

 서울의 야구명문 충암고가 1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49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협회 주최, 케이토토 협찬) 16강전 인상고와 경기에서 3-2 역전승을 거뒀다. 충암고는 원주고를 7-0, 8회 콜드게임으로 이긴 성남고와 8강전을 펼친다. 45년 역사를 자랑하는 충암고는 전국 대회에서 7번이나 우승한 강호다. 그러나 창단 3년째인 인상고를 맞아 고전했다. 인상고는 3회 초 충암고 선발투수 양효준(18)을 상대로 2점을 내며 앞섰다. 충암고는 3회 초 1사에서 청소년 대표팀에 뽑힌 유재유(18)를 마운드에 올렸다. 충암고 고우석(17·사진)은 5회 초 1사부터 9회까지 4와3분의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외사촌지간인 유재유와 고우석은 나란히 무실점으로 역투해 역전승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고우석은 1회전 신일고와 경기에서 10이닝 11삼진을 잡아낸 데 이어 이날도 시속 145㎞의 빠른 공을 앞세워 탈삼진 6개를 기록했다. 1학년 때 외야수를 맡았을 때는 방망이도 매서웠다. 그는 “위기에 몰려도 난 좀처럼 떨지 않는다.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2학년 선수 중 톱 클래스로 평가 받고 있는 고우석은 2017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고우석의 롤모델은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 수호신 오승환(33)이다. 표정 변화 없이 묵직한 돌직구를 꽂아넣는 오승환처럼 배짱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단다.

 경기고는 제주고를 상대로 5-2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고 왼손 투수 서의태(18)는 7이닝 동안 2피안타·8탈삼진·무실점 호투하고 승리투수가 됐다. 경기고는 포항제철고를 6-5로 이긴 장충고와 8강에서 맞붙는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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